◈수원갑 '박종희 VS 이찬열'
같은당 지역구 한솥밥 먹던 사이
각각 3선 목표 치열한 기싸움 기대

◈인천계양을 '송영길 VS 최원식'
동갑내기 90년대중반 법조계 인연
20년간 야권 동고동락 자존심 싸움

◈19대 1천표차 이내 '초박빙'
성남중원 '1여 2야' 3파전 양상
고양갑 '손범규-심상정' 재대결

◈숙명의 '리턴매치' 3번째 대결
시흥갑 '함진규 VS 백원우' 1승씩
고양정 '김영선 VS 김현미' 관심


여야의 20대 총선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대진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맞붙는가 하면, 4년의 와신상담 끝에 펼쳐지는 설욕전, 리턴매치 등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17일까지 공천이 확정된 지역 중 우선 눈길을 끄는 곳은 '수원 정치 1번지'격인 수원갑 지역이다. 이곳은 새누리당 박종희·더불어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각각 3선(選)을 목표로 맞붙는다. 앞서 18대 총선에서는 박 후보가 승리한 바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두 사람은 본래 같은 지역구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는 수원 제2선거구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기도의원으로 출마하려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당시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 겸 대변인을 역임했던 박 후보가 해당 지역에 자신의 최측근을 전략공천한 데 불만을 품고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한때 동지였다가 적으로 만난 두 후보의 기싸움이 기대된다.

옛 동지 간 대결은 인천에서도 펼쳐진다. 인천 계양을의 더민주 송영길·국민의당 최원식 후보다. 두 사람은 1963년생 동갑내기로 90년대 중반 인천 법조계에서 인연이 닿았다.

이후 20년 넘게 인천지역 야권에서 동고동락해 왔지만, 당이 갈라지면서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의 대결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자존심이 걸린 혈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간 양보없는 혈전이 실현될 경우 새누리당 윤형선 후보가 '어부지리' 효과를 볼 수 있어, 야권연대 필요성도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1천표 차 이내 박빙의 승부를 보인 선거구에서의 재대결도 흥미를 끈다.

성남중원에서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와 당시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가 접전을 펼친 끝에 김 후보가 654표 차이로 당선됐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두 후보 간 리턴매치가 예고돼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통합진보당의 해산으로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점과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후보가 가세해 3파전 양상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유명세를 탄 은 후보의 저력이 어느 정도 발휘되느냐가 관건이며, 1여·2야 구도로 흐를 경우 여당 측 신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고양갑에서는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4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두 후보 간 표 차이는 고작 170표에 불과했다. 정의당 내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 후보가 지역구를 지키며 당 대표로서의 자존심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9대 총선 때 226표라는 근소한 차이의 승부가 펼쳐진 이웃 지역구 고양을의 경우, 야권 주자가 교체된 채 재대결에 들어간다. 더민주는 정재호 후보를 낙점,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김태원 후보의 3선 저지에 나선다.

숙명의 리턴매치 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곳은 시흥갑 지역이다. 이번이 3번째 대결인 새누리당 함진규·더민주 백원우 후보는 지난 18·19대 총선에서 1승씩을 주고 받았다. 두 번의 대결에서 표 차이는 1천266표(18대)와 202표(19대)에 불과했다. 이번 대결 역시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3번째 맞대결은 고양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곳은 새누리당 김영선·더민주 김현미 후보의 여성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18·19대 선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 후보는 이번 리턴매치에서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김영선 후보는 5선, 김현미 후보는 3선에 오르는 등 두 후보 모두 중진 의원의 칠부능선에 와 있다는 점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 지은 김현미 후보와 달리, 김영선 후보는 아직 당내 경선을 치르며 다른 두 예비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공천이 확정돼 두 여성후보 간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 성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밖에도 화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아 8선의 대업을 달성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며, 여야가 각각 야심차게 내세운 외부 인재영입 1호 새누리당 변환봉(성남수정)·더민주 표창원(용인정)후보의 선전 여부도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정의종·송수은·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