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활용법

계좌한개 모든 금융상품 관리
5년 수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금융사별 유형·시기달라 혼란
수수료·원금 손실 점검 '필수'

목돈은 연초 일괄납부 효과적
상품 혼합 보유하는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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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산층과 서민의 재산 형성을 위해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별칭은 '만능 통장'이다

예금 및 적금뿐만 아니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모든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고 수익 200만원까지는 세금이 없어 저금리 시대에 재산 증식을 위한 최적의 금융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인별 성향과 투자목표를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설계에 의한 투자가 가능한 데다 체계적인 자산관리 또한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이다.

정부는 가입조건을 직전연도 금융소득이 2천만원 이하인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ISA에는 하나의 계좌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많고 수수료, 수익률 등이 다른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가입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또한 금융상품은 수익률이 클수록 리스크가 큰 반면 수수료도 많아 금융사가 예·적금 등 저위험 상품보다 위험이 있는 금융상품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아 꼼꼼한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복잡한 ISA 효과적인 가입방법

ISA는 상품 유형에 따라 신탁형과 일임형 상품으로 구분된다.

신탁형의 경우 금융 소비자가 ISA에 담을 금융상품들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 규모도 결정하는 상품을 말하고 일임형은 금융기관이 가입자의 위험성향과 저금운용목표를 고려해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 14일 ISA 판매가 시작되며 시중은행에서는 신탁형 상품만 내놓았고 증권사에서 일임형과 신탁형 상품을 함께 출시했다.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은 위험유형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개 상품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증권사가 ISA 판매를 위해 내놓은 모델포트폴리오는 모두 106개에 이른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다 보니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 각 금융사마다 수수료율이 최고 1%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는 데다 금융회사 별로 출시 유형과 판매 시기가 다른 점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민에 빠진 금융소비자들에게 ISA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금융사의 상품을 무턱대고 가입하기보다 수수료와 가입기간, 원금손실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런 고민에 빠진 금융 소비자들에게 ISA에 가입 전 ▲상품내용 정확히 파악 ▲최대손실 가능금액 확인 ▲내 투자 성향분석 적합한지 확인 ▲금융사의 단정적인 정보 절대 믿지 말 것 ▲여유자금으로 실익 철저히 따질 것 등을 권한다.

#ISA 가입 시 투자목적과 투자성향 점검 필수

ISA 가입 전 어떤 상품인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고 각 개인에 따라 투자목적, 재정상태, 기투자상품, 투자성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투자 수익은 높을수록 절세혜택이 높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리스크 또한 크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전체 보유 금융자산이 크지 않은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ISA를 주 재산형성 수단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

소득이 적을수록 안정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고 예적금이나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의 운용 전략이 유효하다.

근로자라면 우선 연금저축이나 청약저축 등 세제 적격 상품에 투자한 뒤 남는 여유 자금을 ISA에 넣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ISA가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고 해도 즉각 혜택을 주는 세제 적격 상품을 따라갈 순 없기 때문이다.

일정금액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투자성향을 고려해 적절한 기대수익률과 리스크를 결정한 후 다양한 상품들을 혼합해 보유하는 것이 좋다.

ISA를 통해 비과세 혜택과 수익성을 둘 다 잡으려면 파생결합증권(DLS),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형·배당형·혼합형 펀드로 ISA를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여유자금이 넉넉치 않다면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고, 목돈이 있다면 월 적립식보다는 매해 연초에 2천만원 한도 내에서 한번에 납입하는 것이 투자수익 측면에서는 좋다.

#ISA의 기존 비과세상품 대비 장단점

ISA는 지난해 말 종료된 기존의 비과세 금융상품인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보다 얼마나 가입자에게 유리할까.

먼저 ISA는 기존 비과세 금융상품보다 가입대상이 더 넓어졌다.

재형저축과 소장펀드는 소득을 기준으로 별도 가입 자격 조건을 둬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들은 가입할 수 없었다.

ISA는 주부 및 은퇴자 외 소득이 있고 금융소득이 연 2천만원 미만이면 1인 1계좌로 가입할 수 있다. 납입 한도 역시 ISA가 이들 금융상품보다 높다. 재형저축과 소장펀드의 납입 한도는 각각 연 1천200만원, 연 600만원인 반면, ISA는 연 2천만원까지 가능해 목돈 마련이 더 수월하다는 평가다.

특히 ISA는 납입 기간 동안 다양한 상품을 교체하거나 가입할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장펀드의 경우 중간에 펀드를 갈아탈 수 없어 펀드 수익률 하락에 따른 손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실질적 세제혜택에서는 ISA보다는 기존의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가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장펀드는 연간 납입 한도 600만원을 모두 채우면 240만원의 소득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재형저축의 경우 납입 기간이 7년으로 ISA보다 2년이 길었지만 이자와 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이 적용됐다.

반면, ISA는 의무가입 5년 동안 발생한 수익 중 200만원(5천만원 미만 근로소득자는 250만원)까지만 비과세다.

200만원을 초과한 수익에는 9.9% 분리과세 된다.

여기에 평균 0.4%의 수수료가 발생해 5년간 총 40만원이 차감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저위험도는 0.2%, 고위험도 투자는 0.6%의 수수료가 붙는다. 예를 들어 연 2천만원의 신탁형 ISA에 가입해 비과세 한도인 200만원의 수익이 예상되는 연 2.0% 펀드에 투자했다면 0.4%의 수수료를 제외한 5년간의 총 수익은 160만원이다.

하지만 연 2.0%의 일반 펀드의 경우 15.4%의 세금을 적용하면 연 33만8천400원, 총 169만2천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ISA의 비과세 혜택의 범주인 2.0%의 수익에서는 일반 펀드가 9만2천원 이득인 셈이다. 고위험 투자상품의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손해 또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또 예금·적금(한도 5천만원)과 달리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입기간이 길다는 점이 가입자의 결정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5년 동안 계좌를 유지해야 하고, 만약 중도인출할 경우 절세혜택이 사라져 투자수익과 이자에 15.4% 세금이 적용된다.

현금 유동성이 낮은 서민들이 5년간 목돈을 은행에 묶어둘 수 있을지는 시행 초라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세제 혜택을 통한 수익적인 면을 기대하기보다는 예금 및 적금, 펀드 등의 여러 금융상품을 투자할 수 있는 관리적 효율 면에 보다 초점을 맞춰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종화·황준성기자 jhkim@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