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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130만 배 크기, 표면~깊이 300㎞ 온도 6천도, 중심부 1천500만도, 타오르는 표면 수소의 불꽃이 물경(勿驚) 10억 개의 수소탄 위력과 맞먹는 태양! 태양이 없으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죽는다. 햇빛 기온 공기, 물의 순환 등 지구 환경이 망가져 농사도 못 짓기 때문이다. 태양은 끝도 없이 위대하다. 우주 만물, 그 어느 것과도 비교 비견이 불가능한 절대적 존재다. 그런데 인간의 태양 모독이 극심하고 언감생심 태양 참칭이 자심하다. 무엇보다 수억 개의 태양으로 날조, 지구상으로 끌어내린다. 무슨 소린가. 최소 수억 명의 청춘 남녀가 이탈리아 민요 '오 솔레 미오(O sole mio→오! 나의 태양)'를 외치며 무엄하게도 태양을 의인화(擬人化), 하찮은 인간 존재로 매도하지 않던가. 게다가 '심청전'은 해가 뜨는 곳이 동쪽 바다 속 '부상(扶桑)'이라는 뽕나무, 지는 곳은 '함지(咸池)'라는 연못이라고 했다. 해를 축구공만 하게 여긴 거다.

중국 신화엔 또 태양을 싣고 하늘을 달리는 마차를 끄는 남성 신 희화(羲和:시허)가 나온다. 태양을 수박덩이 크기로 봤다는 거다. 북유럽신화는 더욱 어이가 없다. 우주 남쪽 끝 극열화광(極熱火光)의 세계인 무스펠헤임(Muspelheim)이라는 곳에 거인들이 사는데 해와 달은 바로 그 극열화광에서 튀어나온 불똥이고 그 불똥을 주신(主神) 오딘(Odin) 등이 손바닥으로 탁탁 잡아 하늘에 매달아 둔 게 다름 아닌 해와 달이라고 했다. 태양을 불똥으로까지 비하하다니! 이집트 왕 파라오는 태양의 신 라(Ra)의 아들로 통했고 프랑스의 루이14세는 자칭 '태양 왕'이었다. 그럼 파라오가 루이14세의 아들 격인가. 태양 모독 집단도 흔하다. 전후(戰後) 일본 문학단체 '太陽族'과 중국 문예단체 '太陽社' 등. 또한 책과 문학작품 제목이 '태양의 도시' '태양의 계곡' '태양의 풍속' 등이라면 태양 여행이라도 해봤다는 건가.

태양 찬양 찬사라면 끝도 없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라는 TV 드라마가 중국과 태국 등에서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다. 한류의 상업화, 문화 수출은 좋다만 태양의 후예라면 언뜻 일본의 '태양족'과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참칭하는 북한이 연상돼 언짢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