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소속 전국 121개 병원이 파업에 돌입한 후 의료공백에 따른 큰 진료차질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환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파업 이틀째를 맞은 11일도 전날처럼 각 병원에서는 응급실과 수술실 등 필수인력을 유지하는 등 정상 근무를 하고 있어 심각한 의료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표교섭과 실무교섭 등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노사측이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는 “외래진료에서 뿐만 아니라 수술과 응급치료에서도 차질이 빚어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입원 환자 가족인 민영길(38)씨는 “아직까지는 진료나 급식 등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날수록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대형병원과 병원측 대표단 불참 병원을 상대로 조합원 수백명에서 많게는 1천여명까지 로비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광주성애병원의 경우 서울 파업현장에서 지원된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오후 2시부터 로비농성을 벌였다.

결국 노조의 파업이 주말에 이어 다음주까지 계속된다면 필수업무 인력의 피로 누적과 파업 강도 강화 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이 불가피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 경기지부 이상국 조직부장은 “환자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에게도 파업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주 5일제 근무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양측의 양보를 통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