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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정당 공천 파열음, 알력 등 잡음이 몹시 시끄럽고 귀에 거슬린다. 정당 공천이란 왜 그리 시끄러운 건가. 하지만 그건 당연지사다. 고요한 공천이란 이상할 정도가 아니라 있을 수 없다. '제후는 천자에게 사람을 천거할 수 있다(諸侯能薦人於天子)'는 말은 '맹자'에 나오지만 공천(公薦)이란 글자 그대로 공적인 공동 천거인 데다가 '천거(薦擧)'라는 글자의 뜻은 마치 헹가래치듯 여럿이 하늘 높이 들어 올리는 거다. 그러니 안 시끄러울 수 있겠는가. '공천'의 동음이의(同音異義)어로는 옛날 관아(관청)의 사내종과 계집종을 '공천(公賤)'이라고 했고 요즘도 신위(神位)나 부처님에게 바치는 음식물을 점잖게도 '공천(供薦)'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일본엔 공천(코센)이란 말이 있지만 중국에선 공천이 아니라 '공거(公擧:꿍쥐)' 또는 '공추(公推:꿍투이)'라고 해 별나다.

어쨌거나 막바지 공천파동이 가관이다. 마치 진흙탕 개싸움―이전투구(泥田鬪狗), 그거 같지 않은가. 영어에선 투견에서 진 개 underdog을 패배자 열패자(劣敗者), 희생자라 지칭하고 투구(鬪狗)에서 이긴 개에겐 top dog―최고의 개라는 찬사를 보내지만 중국엔 '泥田鬪狗'라는 말이 없고 일본에선 '도로지아이(泥仕合)'라고 하지만 '이전투구'와 같은 뜻이다. 상대방의 비밀과 약점 등을 들추는 추잡한 싸움도 '도로지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적인 신뢰와 사적인 신의를 모두 저버린 배신의 정치를 하고도 뻔뻔스레 공천 헹가래 받기를 원하는 언더독도 괘씸하고 한심하지만 감춰뒀던 본색과 본태를 드러낸 채 다른 철새 도래지로 날아가 버리는 행태 또한 봐주기 어렵다. 도끼 시위를 벌인 사내는 또 뭔가. 반면에 선당후사(先黨後私)라며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천 탈락 신사도 계시고….

비례대표라는 건 또 뭔가. 그건 추가, 열외(列外), 덤, 기타, 소수점 이하 대표지 무슨 비례대표라는 건가. 하긴 그런 추가 덤 자리도 감지덕지 감읍(感泣)할 인사도 흔하겠지만…. 국회의원 소리만 들어도 지겹고 이에서 신물이 난다. 그 중에서도 19대는 뻔뻔스런 몰염치와 파렴치, 혐오스럽기로 최악이었다. 그들을 20대에서 또 봐야 하다니!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