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정(丁) 선거구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분구를 통해 신설된 선거구다.

이로써 용인시의 선거구는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용인은 인접한 수원의 5개 선거구와 함께 경기 남부의 선거승패를 좌우할 핵심축으로 떠올라 이른바 '용(용인)·수(수원)벨트'로 일컬어지며 그 중에서도 용인 정은 핵심승부처로 꼽힌다.

새누리당에선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이상일 의원이 지역구를 맡아 재선 도전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에선 경찰대 교수 출신인 표창원 비대위원이 나섰다.

새로운 선거구에서 새 인물이 맞붙는 구도로, 두 후보 모두 정치 경력에 비해 지명도가 높아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선거구 신설 때부터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서로 자기측에 유리한 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여야는 기존 용인갑과 용인을 선거구에서 각각 마북동과 동백동, 구성동과 보정동을 분리해 신설 선거구에 포함하는 데는 공감했지만 이들 지역을 용인 병 선거구의 상현동과 붙이느냐, 죽전동과 붙이느냐를 두고 막판까지 기싸움을 벌였다. 상현동은 여당, 죽전동은 야당 세(勢)가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마북동·동백동·구성동·보정동에 죽전동이 묶여 용인정 선거구가 탄생하면서 야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역대 선거 성적표를 따져보면 여야간 표차가 미미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는 이 지역에서 4만8천896표,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5만445표를 얻었다. 전체 투표수의 1.5%인 1천549표차 박빙승부였다.

18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이 7만330표, 민주통합당이 7만584표를 기록, 표차가 254표(전체 투표수의 0.2%)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이 후보는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정치부장 출신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박근혜 대선 캠프·당 대변인 등을 거쳐 현재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이 후보는 정찬민 현 용인시장이 지난 2014년 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용인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학교 신설, 도로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역구 민심을 돌보며 기반을 닦아왔다.

이 후보는 검증된 일꾼임을 내세우며 경부고속도로 죽전·보정IC 및 영동고속도로 동백IC 신설, GTX구성역에 KTX 역사 신설, 동백세브란스 병원 설립 문제 해결, 주거환경 재생 프로젝트 추진, 프로축구구단 유치, 공연장 설립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더민주 표 후보는 경찰대 교수 출신으로 201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으로 지내다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1호 인사로 입당, 전략공천까지 받았다.

표 후보는 1985년 기흥구에 있던 경찰대학에 입학하며 용인에 발을 들이고 1998년부터 18년째 용인시민으로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표 후보는 안보의식과 인권감수성이 조화를 이룬 정치인임을 표방하며 프로파일러 활동으로 다져진 경청하는 자세와 다양한 문제해결 경험을 통해 용인의 현안 해결을 약속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종희 후보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당초 더민주에서 10여년간 용인병 당협위원장을 맡아오다 표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 때 용인병에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에 밀려 낙선했지만 42.9%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어 그의 득표력이 승패의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