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8일 4·13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대한 전략을 궤도수정했다.
당초 이번주 까지는 노원병에 올인한뒤 그 이후 당의 간판으로서 수도권 등 전국 유세로 반경을 넓혀갈 예정이었지만, 당내 수도권 의원들의 요청으로 그 시기를 앞당기게 된 것이다.
이는 초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서 여야간 일대다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불리한 판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의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당 선대위 회의에서는 수도권 의원들의 지원유세 요청이 잇따랐다.
공동선대위원장이자 인재영입위원장인 김영환 의원은 "안 대표를 모시고 수도권에서 선전해야 전국정당, 제3 정당으로 갈 수 있다"며 "안 대표께서 노원구를 버려야 된다. 떠나라는 게 아니라 노원구 선거에 묶이지 말고 전국 선거, 수도권 선거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인기는 없지만 제가 노원구에 가서 선거운동하고 안 대표가 경기 안산 등 남부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식으로 서로 바꾸면 어떨까 생각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인천이 지역구인 문병호 의원도 "수도권 지역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안 대표가 과감한 결단을 하고, 수도권 승리를 위해 헌신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안 대표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선대위 회의가 끝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모레 수도권 전진대회 형식으로 수도권 유세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중점 대상이 노원에서 수도권 전체로 바뀌는가'라는 질문에 "어차피 수도권 전체를 다 해야죠"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안 대표로선 노원병 역시 야권 후보 난립 등으로 낙승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여서 그동안 재선 준비와 지원유세를 놓고 딜레마에 처해온 양상이었다.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지난 20~21일 노원병 지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 결과, 안 대표는 34.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34.1%)와의 차이는 0.8% 포인트에 불과했다.
안 대표는 수도권 지원유세를 하더라도 노원에서 출퇴근 인사는 하는 식으로 투트랙식으로 병행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여건상 노원에만 전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수도권 의원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