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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토론회에서 패널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29일 이번 총선 공천을 둘러싼 정치권의 내홍에 대해 "우리는 공천결과나 사람문제가 아닌, 경선결과에 대한 불만만 나왔다"며 "기득권 양당과 다르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저와 가까운 사람은 공천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바쁜 선거일정 탓인지 간간이 피곤한 기색을 보이고 때로는 감정에 북받친 듯 목이 메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담담한 어조로 토론회에 임했다.

특히 양당 기득권 구조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개혁 방안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눈물을 흘리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질문에는 지난 대선 후보단일화 때 울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저는 저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주변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을 두고 "사회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안 공동대표는 "제가 부족해서 그렇다"면서도 "지금은 훨씬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한다"며 받아넘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총선 공천은 '안철수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그렇지는 않다. 여론조사결과를 반영했고 호남은 경선을 했다. 시스템 공천이다. 시스템 만든 건 저다.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

-- 국민의당 공천 과정에서도 몸싸움 등 잡음이 많았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나.

▲ 기득권 양당과 국민의당은 공천잡음의 내용이 다르다. 기득권 양당은 좋은사람을 잘라내는, 누구를 공천하는지를 둘러싼 잡음이었다. 저희는 경선결과에 대한 불만만 나왔다.

-- 당규를 고쳐가며 측근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을 비례 8번에 배치해 구태정치 비판이 나온다.

▲ 당헌당규를 삭제한 것이 아니고 부칙조항을 고친 것이다. 저와 가까운 분들이 비례명단에 있지만, 그들은 창당 과정에서 공헌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이다. 오히려 저와 가깝단 이유로 불이익 받은 면이 있다.

-- 최장집 교수나 시골의사 박경철, 윤여준 전 장관 등 가까운 사람들을 많이 떠나보냈다.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 우선은 제가 부족해서 그렇다. 그러나 벤처 창업하고 회사 사장하고 대학원 원장으로서 변화들을 주도했다. 사회성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몇 분들이 떠났지만, 훨씬 더 많은 분이 지금 함께하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

-- 최근 재산공개에서 1천600억여원을 신고했다. 돈에 대한 철학을 듣고 싶다.

▲ 저는 물려받은 것이 아니다. 창업 후 여러 어려움을 극복했다. 1천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내가 이룬 것은 전부 내 것이 아니다. 최소한 3분의 2정도는 개인의 노력이라 하더라도 3분의1은 국가가 여건 만들어주고 주변의 도움으로 성공한 것이다. 재산 절반을 기부한 것도 제 신념의 일환이다.

-- 최근 '강철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득과 실은?

▲ 강철수라고 하니 안씨 종친회에서 항의가 들어왔다. 굉장히 서운해하신다. (웃음) 제가 국민 편에서 싸울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많았는데, 믿음을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득이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뭐냐. 대변하는 계층이 있나.

▲ 월급받고 사는 분들이다. 이들은 100점짜리 정당을 원하는데 새누리당은 아무리 해도 10점밖에 안되는 낙제점이고, 더민주는 10점도 못받는다. 3당 체제가 정립되면 세 당 다 평균점수가 올라갈 것이다.

-- 양당정치가 유지되는 원인은 뭐라고 보나.

▲ 소선거구제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두면 300명 전원을 바꿔도 20대 국회는 19대와 똑같을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도 본격적으로 논의테이블에 올려야한다. 그리고 대선결선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고자 한다.

18세에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 고3이 투표하면 부작용만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정치가 좀 더 중고등학생에 관심 갖게 될 것이다.

-- 정치신인 진입 문턱을 낮출 계획이 있나.

▲ 국민들은 물갈이를 원하는데 정치권은 고기만 갈고 있다. 흙탕물에 고기를 갈아봤자 계속 지저분한 고기만 남는다.

-- '안보는 보수'라더니 최근에는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생각은.

▲ 지금 대북관계는 제재 국면이다. 그러나 대화의 끈도 같이 가야 된다는 생각이다. 대북관계가 악화한 이유는 우리가 주도하지 못해서다.

대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원칙은 3개다. 첫째,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둘째 당국간 협의 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이나 문화 교류 등을 통해서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셋째, 총괄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 북핵문제나 핵무장론에 대한 소견은

▲ 우리나라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일부 극우적인 시각이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생각하면 안된다.

-- 최근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17년 동안 끊었던 술을 다시 마셨다는 보도도 있었다. 뭐가 답답하고 억울하고 힘든가. 총선 걱정 때문인가. 위스키를 다시 마신 심정은.

▲ 저는 저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눈물을 보였다. 당시 제가 대선후보를 양보하겠다고 하면서도 놀랄 정도로 담담했지만, 제가 입장을 말씀드린 뒤에 한 자원봉사자가 안된다고 절규를 하더라. 그 분의 마음이 느껴져 그 분을 위해 울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최상용 교수가 사무실에 축사를 하러 왔는데, 그 분의 생각과 고민, 마음이 그대로 와 닿았다. 그분의 마음을 전달받으며 흘렸던 눈물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