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이면 체르노빌(Chernobyl) 원전 사고 30년. 옛 소련, 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이 지금 큰 공사 중이다. 1986년 4월 26일 시운전 중 폭발한 4호기를 덮었던 거대한 콘크리트 석관(石棺)이 노후, 뜯어내고 새로운 석관을 덮어 방사선물질 비산(飛散)을 막는 공사다. 공사 자금을 갹출한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지난 23일 공개한 그 생선묵 모양의 반원형 강재(鋼材) 석관은 높이가 자그마치 109m, 길이 257m, 폭 162m로 지진이나 토네이도 등에도 견디게 설계됐다고 했다. 그런데 30년 간 방사선 물질을 기피, 얼씬도 못했던 폐로(廢爐)의 낡은 석관을 이제야 레일로 이동, 개축작업에 들어갔고 더욱 놀라운 건 완공 후 100년간 봉쇄한다는 그 점이다. 체르노빌에 비하면 6분의 1의 방사선이 누출된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田) 원전 사고 주변도 주민이 떠나버려 폐허가 돼버렸고 주민 복귀엔 적어도 수십 년은 걸린다는 거다.
에너지원으로 필요불가결한 원자력발전도 그처럼 위험하다. 원전을 가리켜 중국에선 핵발전소라는 뜻으로 '핵전참(核電站)' 또는 핵 창고를 뜻하는 '핵창(核廠)'이라 부르고 방사능 낙진도 '핵진(核塵)'이라 하는 이유도 그처럼 위험하기 때문이다. 원전이든 핵무기 핵탄두든 폭발하면 엄청난 인명 피해는 물론 토양까지 죽어버린다. 그걸 북한 김정은이 알고 있을까. 알면서도 청와대를 비롯한 남쪽 동족을 '핵 폭풍으로 날려버리겠다'고 연일 위협할 수 있는가. 게다가 미국 백악관 핵 폭파 영상까지 공개했고 심지어 6·25 한국전쟁 혈맹인 형님의 나라 중국을 향해서도 '우리 공화국 압박책동을 멈추지 않으면 핵 폭풍으로 날려버리겠다'는 조선노동당 문서가 공개됐다는 게 28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보도였다.
오늘부터 열리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가 북핵 폐기해법, 김정은 망거망동 방지책을 찾을 수 있을까. 지구촌 최대 위험 요소인 북핵 뇌관은 시급한 제거가 순리다. 지난달 대북제재법안을 통과시킨 미국 하원은 지구상에서 없애야 할 우선순위로 IS와 북한 정권을 꼽았다. 북한 정권이야말로 죽탕쳐버려야 할 대상이라는 거다. 핵안보정상회의의 가시적 성과를 기대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