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갑 선거구는 지역내에 서울대학교와 고시촌이 자리잡고 있어 전국의 어느 선거구보다 젊은 유권자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 지역은 특히 서울대 출신 77학번 동기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가 4번째 대결을 벌이게 돼 관심을 끈다.

지난 17·18·19대 총선 때 3번 연속 경쟁했던 두 후보의 전적은 현역 지역구 의원인 유 후보가 2승1패로 앞서고 있다.

첫 대결인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나선 유 의원은 한나라당 깃발로 출마한 김 후보를 꺾고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16대 총선부터 관악갑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 후보는 18대 총선 때 세번째 도전에서 2.69%포인트 박빙의 차로 유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설욕했다.

이어 3번째 대결인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으로 나선 유 후보가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에게 승리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3선 고지를 찍을지, 아니면 김 후보가 탈환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두 후보는 공통점도 많다. 58년생 동갑내기이고 서울대 77학번 동기로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투신했다가 투옥된 경력도 같다.

유 후보는 민주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사무처장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 때 당시 한나라당의 '보수 노선' 강화에 반발해 탈당했고, 2012년 안철수 대선후보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안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해 왔으며 현재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이 지역을 청년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해 후보를 물색한 끝에 올해 38세로 당 법률지원단 위원이자 중앙대 건설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원영섭 변호사를 후보로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더민주 유 후보와 국민의당 김 후보가 야권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을 규합하고 젊은층 유권자를 일부 흡수하면 '어부지리'를 통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악갑은 보라매·은천·성현·중앙·청림 등 11개 동으로 구성됐다.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 지역으로 지난 18대 대선에서 유권자의 60.4%가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주요3당 이외에 정의당 이동영, 민중연합당 연시영 후보도 출사표를 던져 '1여4야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다.

야당 후보들간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현재 연대 논의가 오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많다보니 후보들의 공약도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누리당 원 후보는 사법시험 존치와 청년고용수당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건설부동산 전문 변호사 경력을 살려 관악의 난개발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 유 후보는 '청년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청년 취업활동비 지원, 열정페이방지법 등 청년 관련 공약을 주로 내세웠다.

국민의당 김 후보는 서울대 제2사대부고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 적대적 양당체제를 끝내야 한다고 제3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