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 또는 제3당 깃발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여야의 안방인 영남과 호남에서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공천에서 대거 잘려나간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영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야권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 당이냐 인물이냐 =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탈당파의 대결이 초미의 관심이다.

공천 파동의 '뇌관'이던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는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여-여(與-與)' 갈등은 면했으나, 더민주 이승천 후보가 등록하며 일단 선거를 치르게 됐다.

대구에서 탈당한 주호영(수성을)·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이 각각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한다.

수성을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주호영 의원은 당의 이름을 지웠어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3%포인트) 결과를 보면 주호영 의원 지지율이 40.0%로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22.9%)를 제쳤다.

경북고 57회 동기인 류성걸 의원과 정종섭 전 장관이 대결하는 동갑에서는 새누리당의 후광이 작용하는 모양새다. 지난달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정종섭 전 장관이 류성걸 의원에게 밀렸으나, 후보가 확정되고 나서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는 류성걸 의원 지지율이 38.4%로 정종섭 전 장관(37.7%)을 소폭 앞섰다. SBS-TNS가 같은 기간 한 여론조사(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는 정종섭 전 장관(36.5%)이 류성걸 의원(33.6%)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경북 구미을에서는 4선 고지에 도전하는 김태환 의원이 무소속으로 기호 5번을 받고 새누리당에서 단수추천을 받은 장석춘 후보와 맞붙는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는 무소속 조해진 의원과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가, 울산 울주에서는 강길부 의원이 새누리당 김두겸 후보가 승부를 펼친다.

◇ 더민주 '신인' vs 국민의당 '현역' =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창당 초기 높은 정당 지지율을 누렸지만, 더민주가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전열을 정비하면서 따라잡는 형국이다.

더민주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정치 신인들을 중심으로 진용을 짠 반면, 신당인 국민의당은 현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광주에서는 더민주가 8개 선거구 중 7곳에 사실상 정치 신인을 공천했지만, 국민의당은 5곳에 현역 의원이 출마했다.

광주 서을에서는 국민의당의 공동대표이자 5선 의원인 천정배 후보가 '고졸신화'를 내세운 더민주 영입인사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일단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KBS가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4% 포인트) 천 후보가 48.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양 후보는 21.2%로 2위였다.

반면 광산을에서는 더민주 이용섭 총선정책공약단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을 여유 있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의 '정치 1번지' 목포에서는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나타내는 가운데 더민주 조상기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과 정의당 문보현 정책연구위원, 무소속 유선호 전 의원 등 다른 야권 후보들이 연합전선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북 전주병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더민주 김성주 의원과 재기를 노리는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의 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연합뉴스·KBS가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4% 포인트)에서는 한 때 정 전 의원의 측근이자 전주고 후배인 김 의원이 42.2% 대 32.6%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