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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찬열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이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30일 상경해 측근에 대한 4·13 총선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동안 선거국면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쪽의 러브콜을 손사래쳐온 것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으로, 손 전 고문이 다시 움직이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구원등판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이찬열 더민주 후보와 경기도 분당을 김병욱 더민주 후보 등 측근들의 선거사무소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후 경기도 광주을의 임종성 후보 부친상 상가에도 들르는 등 측근 3명을 잇따라 만났다.

특히 2014년 7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정치관련 언급을 꺼린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4·13 총선에 대한 생각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손 전 고문은 기자들이 "정치에 다시 뛰어들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해봤느냐"고 묻자 "정치를 떠난 사람이 그런 생각이 들겠냐"면서도 "우리 정치가 우물에 빠진 개구리 같은 형국이라, 어떻게든 국민에게 절벽이 아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 생활이 어렵다. (제대로) 경제를 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정부가 국민의 생활에 별로 도움이 못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야권이 이기는 길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데, 정치를 바꿔 희망을 줘야 한다"며 "이번 총선이 국민을 하나로 합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국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기 바란다"고 덕담도 건넸다.

야권연대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내가 역할을 하기보다는, 이번 총선이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파탄난 동북아시아 외교관계를 (새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방문에 대해 "(상가에) 가는 길에 지나칠 수 없어 들렀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본격적으로 정치권에서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한 부인 대신 "그런 말씀 말라"고만 답해 여운을 남겼다.

"강진칩거를 끝내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강진에서 그냥 사는 것인데, 끝내고 말고가 어딨냐"고 답했다.

손 전 고문은 "상가에 들렀다가 바로 강진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방문을 두고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후보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당 차원에서 지원요청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손 전 고문의 의향에 달렸다"면서도 "(지원을) 해준다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손 전 고문의 이번 방문을 이례적인 일로 바라보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야권 손학규계 인사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제3자를 통해 격려사를 전달한 바 있으나, 직접 사무소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본격적인 선거지원에 나서고, 나아가 복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손 전 고문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가리지 않고 야권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에는 국민의당 김성식 최고위원의 총선 출정식에 축사를 보낸 일도 있다.

손 전 고문은 다음달 7일에는 경기도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 열리는 다산 정약용 선생 180주기 추모제에서도 특강을 할 예정이어서, 이 역시 총선지원의 모멘텀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