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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대구·경북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로 포옹 하고 있다. 두 사람의 포옹은 최경환 의원이 4.13 총선과정에서의 당내 앙금을 떨쳐 버리자는 발언을 마친 뒤 김 대표에게 제의해 이뤄졌다. /연합뉴스

김무성 대표는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을 하루 앞둔 30일 공천 갈등의 '핵'이었던 대구로 향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대구시당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자 대구·경북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최경환 의원과 함께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자마자 포옹하고, 회의 도중에도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는 등 공천 과정에서 터져 나온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이려 안간힘을 썼다.

'옥새 파동'에 후보자등록 마지막 날까지 손에 땀을 쥐어야 했던 정종섭(동갑), 추경호(달성), 이인선(수성을) 후보와 전날 김 대표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운 조원진(달서병) 원내수석부대표 등 대구·경북지역 후보자들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대구는 우리 당의 심장과 같은 곳으로 어렵고 힘들 때마다 당의 중심을 지켜줬다"고 치켜세우고 나서 "(공천 과정에서) 걱정과 실망을 끼쳐서 정말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구시민께서 정말 현명한 판단으로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며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셔야 할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최 의원은 "대구 시민들이 이번 공천과 관련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사과하면서도 "이 모든 것이 박근혜 정부의 정부를 성공하고, 또 대구·경북을 발전시켜서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공천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아직은 후유증이 남아있지만, 선대위를 중심으로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며 "그간 일어났던 모든 갈등은 극복하고 총선 승리를 향해서 매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김 대표는 손을 건네 악수를 청했고, 두 사람은 악수를 하고 나서도 거기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끌어안았다.

이를 지켜본 대구·경북권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문수(수성갑) 후보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며 하나가 됐다"며 "선거때마다 깨지고, 간판을 바꾸는 야당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전통"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주호영·류성걸 의원 등의 복당 여부에 대해 대구시당에서 결정하도록 교통정리를 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들은) 2년 안에 복당이 불가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시당 앞에서는 김 대표가 대구 동을을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함에 따라 출마할 수 없어진 이재만 전 동구청장 지지자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무성은 무소속 후보를 도우러 왔나? 돌아가라!', '김무성은 동구을 참정권 박탈을 원상복구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었으며, 김 대표를 향해 거친 욕설을 뱉기도 했다.

결국, 김 대표는 대구시당 건물의 정문을 이용하지 못하고, 그 옆에 있는 대구은행을 통해 출입해야 했다. 퇴장할 때는 지지자들이 거리에 드러눕는 등 길을 막는 바람에 김 대표가 5분가량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김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김문수 후보와 정종섭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들렀으며, 자정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을 위해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