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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사전투표(4월8~9일)을 일주일 앞둔 1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사전투표 투표참여 홍보관'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홍보관에서는 사전투표 체험은 물론 투표용지, 기표용구, 투표함의 변천사와 대한민국 선거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함께 열린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여야가 전통적인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높은 투표율은 야당에 유리하다'는 단순한 공식이 깨지면서 여야 모두 전체 투표율보다는 각자의 지지층인 장년층과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 됐다.

새누리당은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 성향의 장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성과 감성을 함께 자극하는 전략을 택했다.

당 홍보기획본부가 최근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을 패러디해 공개한 홍보동영상 '무성이 나르샤'는 감성을 자극한 대표적 사례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내 공천 파동으로 등 돌린 지지층의 마음도 어루만지고, 젊은 유권자들의 눈길도 사로잡겠다는 판단이다.

이성적으로는 5대 총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면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계약서 릴레이'를 이어가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찍어주면 20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를 해달라고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것보다는 지지층의 마음이 투표장으로 저절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절실함을 보여 드려야 한다"며 "지지자들이 지금까지 실망한 부분을 회복시켜 '그래도 역시 우리 새누리당 후보가 낫구나' 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저조한 재외국민 투표율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재외국민위원회는 위원장인 심윤조 의원을 중심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30일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을 돌며 동포사회와 접촉해 직접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슬로건에서 '정답은 투표다'라고 강조할 정도로 투표율에 신경 쓰고 있다.

특히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에서 젊은 층의 투표 의향이 많이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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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사전투표(4월8~9일)을 일주일 앞둔 1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사전투표 투표참여 홍보관'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홍보관에서는 사전투표 체험은 물론 투표용지, 기표용구, 투표함의 변천사와 대한민국 선거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함께 열린다. /연합뉴스

선관위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결과에 따르면 19~29세 이하의 55.4%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19대 총선 때 36.1%보다 19.3%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30대에서도 적극적 투표층 비율이 지난 총선(47.1%) 때보다 12.5%포인트 오른 59.6%로 기록됐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적극적 투표층 비율이 각각 2.0%포인트, 4.1%포인트 하락했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제실정에 대한 실망이 투표 참여 의향으로 나타난 결과"라며 "거기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사전투표가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보고 '사전투표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청년 비례대표인 장하나 의원이 위원장이며, 김광진 의원과 청년 비례대표 후보인 장경태 서울시당 대변인, 정은혜 전 당 부대변인, 비례대표 후보인 이재정 변호사와 송옥주 홍보국장 등 모두 6명으로 진용이 짜였다.

장 의원은 "사전투표제가 전국 단위로 적용되는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라며 "이 제도가 청년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등 상징성을 가진 인사들이 사전투표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당은 아직 새누리당이나 더민주 사이에서 고민하는 '무당층'을 겨냥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다 이제는 3번이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거대 양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민의당이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천창호 전략기획국장은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게 정치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길이다. 포기하지 말고 투표장에 가서 3번을 찍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젊은층을 대상으로 SNS와 플래시몹, 대학생 자원봉사 등을 활용한 투표 참여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전날 첫 유세 일정에서 성신여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대학가를 집중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