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자들의 선거캠프가 한층 젊어졌다.
부동층이 많은 청년층의 표심 공략이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인 데다 온라인 선거 운동의 비중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각 후보 선거캠프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IT 기기 친숙함으로 무장한 '젊은 보좌진'을 최전선에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신선한 아이디어 '젊은 감성' 자극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한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거 로고송 2곡을 직접 부르는 동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 선거캠프에서 SNS 홍보와 홈페이지·블로그 관리를 담당하는 20대 5명이 4집까지 음반을 낸 정 후보의 노래 실력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냈다.
서울 강서갑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는 금 후보의 아들 등 20대 초·중반 3명이 이끄는 SNS관리팀 '태섭이출마했당'이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금 후보가 검사직을 그만둔 이유를 '검사하다가 짤린 썰'이라는 제목의 카드뉴스 형식으로 재밌게 풀어내는가 하면 직접 말의 탈을 쓰고 금 후보와 사진을 찍은 뒤 재치있는 설명과 함께 올려 젊은 층의 눈길을 유인하고 있다.
대구 중·남구의 곽상도 새누리 후보 캠프는 대학생 40여 명으로 꾸려진 청년특보단 '영(Young)특한 녀석들'이 활동한다. 후보와 셀카 찍기, 오프라인 번개 모임 등의 이벤트를 선보이며 또래 유권자에 곽 후보를 알리고 있다.
경기 수원갑 이찬열 더민주 후보 캠프에서 SNS 홍보를 담당하는 20∼30대 10명은 이 후보에게 차량보다 시민 접촉이 쉽고 친환경적인 전동스쿠터 세그웨이를 타고 유세할 것을 제안했다. 이 후보 측은 세그웨이 유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평했다.
경기 용인정 이상일 새누리 후보도 8명의 2030 보좌진 의견에 따라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안감에 댄 선거용 점퍼를 입고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 스마트폰·컴퓨터 "우리 전공이야"
선거캠프의 '젊은 피'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IT 기기에 익숙해 청년 표를 겨냥한 인터넷 선거운동을 도맡고 있다.
부산 해운대갑 유영민 더민주 후보 캠프에서는 20대 10명이 SNS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 이들은 아예 SNS 자원봉사자팀을 꾸리기로 하고 200명을 모집 중이다.
경기 수원무 김진표 더민주 후보 캠프는 20∼30대로 SNS팀과 데이터베이스팀을 꾸려 각각 인터넷 선거운동과 각종 자료 수집 및 활용 작업을 맡기고 있다.
광주 광산을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는 20∼30대 보좌진이 제작한 패러디성 홍보물 등으로 온라인 홍보에 앞장선 후보로 평가된다.
경기 수원병 김용남 새누리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2030 25명이 각종 홍보물을 제작해 온라인에 올리고 있고, 용인정 표창원 더민주 후보도 캠프 상근자 15명 가운데 젊은층 4명에 홈페이지·블로그 관리를 맡겼다.
대구 수성갑의 김문수 새누리 후보 캠프는 자원봉사자의 30%가량을 20∼30대로 채운 뒤 이들에게 공약을 SNS로 공유하도록 했다.
◇ 젊어진 선거캠프…"과거와 달라"
젊은 보좌진의 활약에 각 선거캠프도 앞다퉈 이들을 영입하면서 캠프 전반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더민주 후보 캠프는 지난달 지역 대학생 100여 명으로 구성된 '2030 위원회'를 발족했다.
경기 수원무 김진표 후보 캠프는 상근직 28명 가운데 20∼30대가 14명으로 절반을 차지하지만 20∼30대 80여 명을 모아 '청년위원회'를 따로 꾸리는 등 청년표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 사상 손수조 새누리 후보 캠프에는 19대 총선 때 대학생 신분으로 손 후보를 도왔던 6명이 합류했다.
광주 광산을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는 5급 비서관부터 사무원까지 전부 20∼30대로 채웠다.
19대 선거를 치른 한 여권 후보 보좌관은 "19대 때에는 캠프의 40대 이하 직원이 40여 명 가운데 10명 남짓이었는데 이번에는 25명에 이른다"며 "그만큼 캠프에 활기가 도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선의 한 야권 후보 보좌관도 "19대 때에는 SNS 홍보를 1명이 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6명"이라며 "시대가 변하면서 선거운동 방법과 캠프 구성원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