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첫 주말인 2일 수도권과 호남에서 지원유세를 펼치며 치열한 '표심 쟁탈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사흘째 돌며 '안보 정당론'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상대당을 향해 "정권교체를 막는 야권 분열정당", "정권교체를 해낼 수 없는 패권세력"이라고 맹비난하며 전면전을 벌였다.

◇ "경제무능·안보포기정당에 표 줘선 안돼"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인천 계양갑·을, 서갑·을, 중·동강화·옹진, 남갑, 연수갑·을, 남동갑·을, 부평갑·을 등 인천지역 13개 선거구 중 탈당한 윤상현 의원 지역을 제외한 12개 지역구를 쉴틈 없이 훑었다. 김 대표의 일정은 20~40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여졌다.

김 대표는 잇단 인천 유세에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도발 등을 언급하면서 '안보정당론'을 설파했다.

그는 더민주를 직접 겨냥, "더불어 잘사는 길을 택하지 않고 더불어 망하는 길로 나라를 끌고 가려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는 경제무능 정당, 안보포기 정당에는 단 한 표도 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을 찍으면 운동권 세력이 국회를 채우게 되고 대한민국이 어렵게 된다"며 "나라 발목잡는 운동권 세력, 과거에 갇혀 있는 패권주의 정당에 국회를 맡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서는 절대 안된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이밖에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선거 때만 되면 얘기하는 단일화는 운동권세력이 자기들 발톱을 감추는 주특기"라고 힐난했다.

◇ "광주가 정권교체 장애된다는 말 들어야겠나" =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전북 김제와 부안에 이어 광주 동남갑, 동남을, 서구을, 서구갑 지역구 등을 돌며 '호남 표심 구애'에 나섰다.

전날 전북에서 1박 한 김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경제심판론'을 앞세워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동시에 호남에서 야권 주도권을 놓고 승부를 벌이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맹공을 펼쳤다.

김 대표는 김제 요천동 전통시장 지원유세에서 "우리 국민이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우리 경제사정"이라면서 "경제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투표"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우리 경제가 미래를 향해 갈 것인지, 아니면 지지부진한 경제 침체상황을 오랫동안 지속해 잃어버린 10년이나 20년을 후회할 것인지 판가름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에 대해 "야권의 분열을 촉진하는 세력이 광주·전남에 새로 등장했다"며 "이런 식으로는 새누리당 정권의 장기화를 막을 수 없다.야권이 분열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또 "광주가 정권교체에 장애가 된다는 얘기를 들어야겠나"라면서 "5·18 민주화 정신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더민주 당선시키면 패권세력 하청업자될 것" =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종인 대표와 마찬가지로 김제에서 주말 유세전을 시작, 광주와 목포 등을 돌며 텃밭 호남에서의 '야당 교체'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김제 요촌동 전통시장에서 "정권교체를 하려면 1번을 깨부숴야 한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한편 더민주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겁먹어 이길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안 대표는 또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동시에 겨냥,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데,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할 1번과 2번이 허구헌날 싸움만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당은 미래를 얘기하는데 1,2번이 방해공작을 하고 있다. 덩칫값을 좀 하라"고 꼬집었다.

천정배 대표는 전주 집중유세에서 더민주에 대해 "정권교체를 해낼 수 없는 세력으로 대선에서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이번에도 더민주 후보를 당선시키면 결국 호남에서 패권세력의 하청업자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1박 한 뒤 오는 3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