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플라톤의 말 속에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 뜻 그대로보다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대표자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데 참 뜻이 있다.
오늘날 모든 민주정치 체제에서 국민의 뜻과 개개인의 권리를 가장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잘 구현할 수 있는 제도는 바로 선거다. 국민은 자신을 대신할 대표자에게 표를 주고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한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선거 참여율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지 않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국민의 의견이 정치에 잘 반영되지 않아서일까?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의 낮은 정치 수준의 시작점에는 바로 국민의 저조한 선거 참여가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 다수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치인들은 국민이 아니라 자신과 정당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행동하게 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은 정치인이 자신의 뜻과 다른 정치적 결정을 하더라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라는 소중한 권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말처럼 '저급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 싶지 않다면 투표라는 권리를 사용해 자신의 뜻에 맞는 정치인, 즉 국민을 대신할 심부름꾼을 선출하는 것이 올바른 민주정치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플라톤이 말한 '저급한 사람'의 의미는 존중과 배려가 없는 사람이며, 이러한 사람에게 지배를 받는 것은 참담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시초는 무심코 버려지는 자신의 한 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과 그들의 대리인인 정치인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의 관계가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올바로 정립된다면 '저급한 사람'의 지배가 아닌 '서로 존중하는 자'의 대화가 될 것이다.
/김영욱 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