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큰 코는 멕시코'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멕시코 하면 사막과 선인장, 솜브레로(sombrero) 모자부터 떠올릴지 모른다. 테두리가 넓고 정수리가 원추형인, 짐승 털로 만든 그 펠트(felt) 모자 말이다. 하지만 진짜 멕시코 명물은 성질이 매우 난폭해 '저돌적(猪突的)'이라는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멕시코 멧돼지고 또 하나는 늘 싱싱한 꽃을 피우는 멕시코엉겅퀴→'불로화(不老花)'다. 미국 남부 텍사스 주 아래 멕시코만(灣)을 끼고 뻗어 내린 땅 멕시코는 한반도의 9배 넓이에다 인구 1억2천만명의 대국이고 수도 멕시코시티는 표고 2천260m 고지대지만 연중 기후는 온화하다. 1519년 스페인에 정복당해 1821년 독립까지 300여 년간 식민지 땅이었던 멕시코는 스페인 이주민이 60%, 토박이 인디오가 30%다. 공용어는 에스파냐(스페인)어. 그런데 '멕시코'라는 발음은 미국식이고 현지 발음은 '메히꼬(Mexico)'다. 일본에선 '메키시코', 중국에선 '모시꺼(墨西哥:묵서가)'라 부르고 한자 음역은 '墨國'이기도 하다.
Mexico라는 국명은 멕시코 원주민인 아즈텍(Aztec)족의 수호신 '멕시틀리(Mexitli)'에서 왔고 아즈텍족은 '학의 백성'이라는 뜻이다. 그 고고한, 착한 백성의 나라를 스페인이 300여 년이나 지배하면서도 멕시코라는 국명만은 그대로 둔 게 신기하다고나 할까. 그건 현지 아즈텍타노(Aztec-Tano)어족의 고유어까지 말살할 수가 없었고 그 보다는 고대 마야(Maya)문명의 후예, 마야족 인디언 문화를 존중했던 게 아닐까. 페루의 잉카(Inca)문명과 함께 중남미 대륙의 고대 인디오 문명, 그 쌍벽을 이뤘던 게 멕시코의 마야문명 아닌가. 그런 멕시코를 박근혜 대통령이 대거 145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 중이고 오늘(현지시간 4일) 페냐 니에토(Pena Nieto:뻬냐 니에또)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한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9월의 노태우 대통령을 비롯해 YS, DJ, 노무현 대통령도 갔었고 MB는 2010년 6월이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멕시코 방문 성과가 각각 뭐였던지는 거의 기억이 없다. 이번만은 양국 FTA 논의 등 다대한 경제적 성과를 기대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