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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로타리회원 방문 환영식장
가장 먼저 반겨주는 태극기
행사 첫순서 애국가 4절 제창후
기미가요 부르는 일본측 배려심
상대방 입장 생각해 주는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믿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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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화 주센다이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
하얀 목련이 소담스럽게 센다이 중심도로 중앙분리대를 장식하고 미야기현 청사 옆 작은 공원 곳곳에는 매화와 벚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에 마음이 들뜨고 저절로 행복해진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센다이 임에도 5년 전 3·11 대지진 이후 한국 방문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또한 한·일간 정치적인 어려움과 세월호, 메르스사태를 겪으면서 이 지역 일본인의 한국방문도 줄었다.

이곳 일본인들은 이제는 중국과 대만을 바라보고 있고 실제로 관광객과 체재하는 인구도 점점 늘어 한국이 밀린 상태다. 센다이를 잇는 아시아나 항공도 매일 운항에서 주 4회로 줄고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센다이와 인적교류를 늘려 아시아나항공 매일 편을 회복하는 묘안은 없는걸까? 생각하는게 요즘 화두이다.

그러던 차에 미야기현지구 로타리 총재가 자매클럽인 서울 강남지구 로타리 회원 30여명의 방문에 맞춰 센다이 환영만찬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더욱이 오는 5월말 서울 로타리 국제대회에 미야기·이와테 현에서 250여명이 방한할 예정이라 하니 관할지역 총영사로서 만찬회 초청은 반가울 따름이었다. 센다이 5성급 호텔 웨스틴에서 개최한 환영만찬회 장에 들어서자 먼저 태극기가 반겨주었다. 현지의 총영사도 뜻밖의 태극기가 이렇게 반가운데 여행객으로 와서 만나게 되는 서울 강남지구 로타리 회원들은 태극기가 더욱 반가웠으리라. 이렇듯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것은 로타리가 수준 높은 봉사단체였기 때문이었을까.

로타리라는 민간단체 교류인데도 외국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상대나라의 국기를 준비해 주는 것이 초청하는 단체의 격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환영식의 첫 순서가 애국가 제창이 아닌가. 그것도 '이 기상과 이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의 4절까지 부른 후에 기미가요를 부르는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매년 3·1절이 되면 민단에서 개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기미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하곤 한다. 우리 재일교포들이 모여 기념식을 할 때에도 애국가는 언제나 시간관계상 생략하고 1절만 부른다.

센다이에 근무하면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 적은 또 한번 있었다. 동북 6현에 있는 각 민단 사무국장 연수회를 주최한 적이 있었다. 연수회의 목적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제고와 애국심 고취였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면서 불과 50년 전에 세계 각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신에 성공한 국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성공한 국가는 전세계 200여개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강조하면서 관할지역 재일교포를 위해, 한일 우호교류를 위해 열심히 일하자고 당시 모두가 결심을 다지며 불렀었다.

지난 3월 11일에 태극기에 얽힌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그날은 2011년 3·11 대지진 5주기를 맞이하는 날이었다. 동북지역 3개현에서 지진 관련 사망자가 약 2만명 정도라 모든 지자체가 추도식을 하고 관청들은 조기를 게양한다. 필자는 미야기 현청의 추도식에 참석해 헌화를 하고 이어서 후쿠시마의 추도기념 행사에 참석했었다.

우리 총영사관도 올해는 관할지역 아픔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그날 하루는 태극기 조기를 게양키로 결정했었다. 오전 중에 한 일본인이 총영사관 민원실을 방문해 조기를 게양한 사진을 찍어도 좋은지 물으면서 "아픔을 함께 해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갔다 한다.

이웃이 아플 때 함께하고 상대를 배려해 주는 아름다운 세상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말들 하니까 말이다.

/양계화 주센다이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