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내 유력 인사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누비며 선거운동을 벌일 뿐만아니라 틈틈이 전국 유세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광폭 선거지원 행보를 두고 당권이나 대권 도전 등 차후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평택갑)가 있는 경기권이 아닌 울산으로 원정 지원유세를 떠난다.
조훈현 국수 등 비례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자신이 직접 구성한 '알파원 유세단'을 이끌고 오전부터 국회 부의장인 정갑윤 후보 지역(울산 중구)과 김두겸 후보 지역(울주군)을 중심으로 지원유세에 나선 뒤 오후 늦게 지역구로 복귀할 예정이다.
공동 선대위원장과 경기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수도권 전역을 훑으며 지원 유세에 나서온 원 원내대표가 영남권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총선 승리뿐 아니라 이후 예정된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도전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은 아직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가 한 차례도 찾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다.
원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부의장 쪽에서 꼭 와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울산도 어려운 지역이 있어 지원을 가는 것"이라며 "당의 승리를 위해 공동선대위원장의 책임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원 원내대표는 6일에는 인천지역 지원유세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구·경북권 선대위원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은 지난 3일 손수조 후보가 뛰고 있는 부산 사상구 지원 유세에 '깜짝 등판'했다.
대구경북 유세에 집중했던 최 의원이 사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박근혜 키즈'인 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장제원 후보에 뒤지고 있어 지지층 단속 차원에서 친박계 좌장이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뒤 당으로 돌아온 최 의원은 총선 후 당권에 도전할 친박계 대표주자로도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영남권의 무소속 바람을 차단하는데 앞장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당내 지지기반까지 영남 전역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사상구 유세에는 최 의원은 물론 김무성 대표, 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유재중·김도읍 의원 등 친박, 비박할 것 없이 총출동했다.
최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불거졌던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김 대표와 함께 손 후보를 손가마에 태우며 '갈등 봉합'을 과시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시장은 서울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를 넘어서 서대문과 마포, 금천, 도봉, 노원, 용산, 동대문 등 서울권 전역 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장을 지냈던 경험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표몰이에 나선 것이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을 하면서 최소한 그 지역의 숙원사업 한 개씩은 알고 있으니 그런 부분을 설명하면서 새누리당 후보가 적임자라고 호소하면 지역 유세에 도움이 된다"며 "이런 점 때문에 당에서도 서울권 선대위원장을 맡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들어선 이후 일부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김무성 대표를 제치고 여권 내 1위로 올라선 만큼 이번 총선 승리 뒤에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주목된다.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서울권 총선 성적표도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셈이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종로구 선거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4일부터는 종로 바닥 민심 훑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