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갯벌에 서식하는 저어새(멸종위기종)를 보호하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저어새 대체 서식지'가 오히려 송도 갯벌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곳에 저어새 대체 서식지(인공섬)가 만들어지면 갯벌이 훼손돼 철새들의 먹이터가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018년 말까지 58억8천여만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 동쪽에 8천900㎡ 규모의 인공섬을 만들 예정이다.
저어새의 서식환경을 고려해 암석 언덕으로 인공섬을 만들면 200마리 이상의 저어새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대체서식지 예정지가 송도국제도시를 찾는 알락꼬리마도요, 큰 뒷부리도요와 같은 도요물떼새의 먹이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보내는 도요물떼새는 번식지인 알래스카·러시아로 이동하는 도중에 송도 11공구 갯벌에 2~3주간 머물며 체력을 보충한다.
매년 이곳을 찾는 도요물떼새는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제326호)와 알락꼬리마도요(멸종위기종 2급)를 포함한 10여 종에 달하며, 그 수는 전 세계 도요물떼새의 1%에 해당하는 2만 마리다. 이곳 갯벌은 철새들의 중간기착지인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 7월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됐다.
전문가들은 송도 갯벌이 줄어들어 철새들의 먹이터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인공섬까지 만들어지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UN 산하 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 김민선 프로그램 담당관은 "도요물떼새는 1만2천㎞를 이동하며 송도에 한 번 머물기 때문에 중간 기착지인 송도에서 충분한 먹이를 공급받아야 한다"며 "그나마 남아있는 먹이터라도 잘 관리해야 철새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방안을 잡아가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수용해 철새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저어새 보호한다며 '철새 먹이터' 빼앗나
경제청 2018년까지 송도 갯벌에 '대체서식지' 추진
다른 철새 기착지 겹쳐… 전문가 "훼손 우려" 주장
입력 2016-04-05 23:03
수정 2016-04-05 23:44
지면 아이콘
지면
ⓘ
2016-04-06 2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7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