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마부위침에 담긴 뜻을 실천하는데 에는 한계가 있다. 한정된 인원과 기간 동안 다른 업무는 모르쇠로 일관한 채 한 가지 일에만 열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지자체가 행정을 펼치는 데 있어 마부위침은 사전적 의미만을 담은 말 그대로의 비현실적인 목표와 다름없었다. 그런데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졌던 마부위침의 참 행위가 안양시에서 벌어졌다.
안양시는 최근 10여년간 진통을 거듭해온 안양 5동 '냉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추진을 위한 법적 주민동의율 75% 달성했다고 밝혔다.
냉천지구는 지난 2004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된 뒤 사업 시행자였던 LH가 건설경기 침체와 사업성 부진을 이유로 2013년 사업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과 각종 소송 등도 발생했다. 진통이 거듭되자 안양시는 사업 재개를 위해 시행자로 경기도시공사를 선정하고 올 초부터 사업시행 방식 및 사업자 변경을 위한 주민동의 절차에 들어갔다. 출발은 좋았다.
주민동의를 받기 시작한 지 한달반 만에 50%의 동의를 얻었다. 사업시행방식 변경을 위해서는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3개월이 흐르도록 주민동의율은 기껏 5% 안팎만 증가했을 뿐 더 이상 진전은 없었다. 외부 용역업체가 주민동의를 받으러 다녔는데 조사요원들을 향한 주민들의 낯가림과 불신, 연고지 이전 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중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한 주민들의 반대가 가장 컸다. 시는 이를 극복할 방법은 오직 공무원이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때부터 시 공무원들은 퇴근 후에도 시간을 할애해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냉천지구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동의를 받으러 다녔다. 그 결과 답보상태를 보였던 주민동의율은 법적동의율인 75%까지 상승, 사업추진의 발판이 마련됐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이면 당연히 해야할 일 아니냐고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안양시 공무원들처럼 현실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기자는 주민들 입장에 서서 값진 땀방울을 흘린 공무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