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601000438800023581

일본말 '사쿠라(벚꽃)'는 야바위꾼, 한통속이라는 뜻이다. 이마가 깨져 피가 나도 '이마에 사쿠라 꽃이 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사쿠라에 껌뻑 죽는다. 일본 국화(國花)부터 사쿠라다. 지명에도 사쿠라이(櫻井:앵정)시, 사쿠라지마(櫻島) 등이 있고 도쿄만 해도 사쿠라바시(櫻橋) 사쿠라다이(櫻台) 사쿠라신마치(櫻新町) 사꾸라다(櫻田) 등 다수다. 인명 역시 사쿠라마치(櫻町)라는 성씨의 왕(천황)도 있었고 그냥 사쿠라(櫻)도 있다. 벚꽃 옆 우물이 그리도 좋았던지 '사쿠라이(櫻井)' 성씨의 유명인은 작가 사쿠라이 타다요시(櫻井忠溫), 아동문학가 겸 영문학자 사쿠라이 오손(櫻井鷗村), 화가 사쿠라이 셋칸(櫻井雪館), 화학자 사쿠라이 죠지(櫻井錠二) 등이고…. 벚꽃 시가(詩歌)도 일본 최고(最古)의 시가집 '만요슈(萬葉集)'에 수록돼 있고 에도(江戶→17~19세기) 말기의 화가 안도 히로시게(安藤廣重)의 벚꽃 명소 그림들은 너무도 유명하다.

일본 엔카(演歌) 가수들의 벚꽃 노래 또한 많다. '엔카의 왕'으로 불리는 잇키 히로시(五木ひろし)의 노래 '사쿠라가이(櫻貝)'는 '꽃 조개'라는 뜻이다. '花貝'가 아니고 '櫻貝'인 것도 별나고 벚꽃이 얼마나 좋길래 조개에 조차 '사쿠라'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건가. 고바야시 사치코(小林幸子)의 노래는 또 '센본사쿠라(千本櫻→1천 그루 벚꽃)'고 사카모토 후유미(坂本冬美)와 Juju라는 가수는 '아키사쿠라(秋櫻)'를 불렀다. 벚꽃이 가을까지 피는 게 아니라 코스모스의 이칭(異稱)이 '아키사쿠라(가을 벚꽃)'다. 어떻게 코스모스를 사쿠라로 부른다는 건가. 그만큼 사쿠라에 미쳤다는 증거다. 타니무라 신지(谷村新司)라는 가수의 노래는 또 한없이 사쿠라를 외치는 '사쿠라사쿠라'다. 종이도 얇고 부드러운 건 '사쿠라가미(櫻紙)'라 하고 말고기는 얼마나 맛있는지 '사쿠라니쿠(櫻肉)다.

진해와 서울 여의도 등 우리 땅의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지금 워싱턴도 원산지가 일본인 벚꽃 축제가 벌어진다. 하지만 일본 벚꽃은 제주도서 건너갔다는 게 정설이다. 일제 때의 조선총독부도 제주도 원산지를 인정했다. 일본 사쿠라 마니아들은 이 점 분명히 알고 미쳐도 미치기를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