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6일 20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 회초리를 자처하며 스스로 종아리를 걷어 올렸다.

특히 '새누리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영남권을 중심으로 공천과정에서 국민에게 실망을 끼친 점을 반성하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자성을 쏟아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전북·충남 지역의 선거유세를 지원하며 반성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 새누리당이 잘 나가다가 이번 공천 과정에 다소 잘못한 것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고 비판을 많이 받는다. 저는 그런 비판을 받아도 싸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우리 새누리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야당을 찍거나 투표를 안 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의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최근 공천 과정에서 대구시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친 점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공천 과정을 지켜본 유권자들이) 걱정을 넘어 실망과 분노를 느낀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더욱 아프게 매를 들어 달라. 부모님과도 같은 대구시민 여러분의 사랑의 매를 달게 받겠다"면서도 "대구는 새누리당의 심장이다. 심장이 잘못되면 생명이 위중한 것처럼 대구가 잘못되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또 한 번의 기회를 호소했다.

대구 지역 중에서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보다 절실한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오만에 빠져 국민에게 상처를 드렸다. 김문수부터 종아리 걷겠다. 회초리 맞겠다"면서 "뼈에 새긴 반성으로 대구 시민을 더 뜨겁게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이날 김 후보는 반성의 의미로 거리에서 멍석을 깔고 '사죄의 절'을 했으며 오는 13일 선거일까지 이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새누리당 총선 후보들의 '유승민 반대 서명'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는 건 대구 시민에게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 결례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다른 후보들과 선을 긋기도 했다.

반성의 목소리는 부산으로 건너와 '낙동강 벨트'에서도 울려 퍼졌다.

현재 부산 북강서갑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는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는 이날 기존의 현수막을 내리고 '반성합니다. 혼내신 만큼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새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두 번을 뽑아줬음에도 결과가 이게 뭐냐, 더 열심히 하라'는 질책의 말씀을 들었다"고 자성했다.

상대 당 후보를 앞서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대는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 짓고 동정표를 끌어냈지만, (저는) 공천이 늦어져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쉽사리 끌어내지 못했다"며 "북구 바닥을 먼지 하나 없이 쓸어내듯 좀 더 낮은 자세로 주민에게 다가가 성과와 비전을 알리면 지지세를 굳혀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