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운동이 후보 간 헐뜯기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경합지역으로 나타난 선거구에서 신경전이 더 심한 상황인데, 가뜩이나 이번 총선과정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행태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유권자들의 정치혐오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인천시청 기자회견장에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 비판하거나 반박하는 기자회견이 줄을 이었다. 여야 각 정당 인천시당들도 이날에만 수차례 논평이나 성명을 발표하며 후보 간 공방전에 뛰어들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남동구을 선거구에서의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후보와 정의당 배진교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장 간 후보 단일화 과정을 "자리를 나눠 먹는 데 필요한 야합 연대"라고 비판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구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조정하는 등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조전혁 남동구을 후보도 이날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거짓 흑색선전"이라며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수갑 선거구에서는 여야 후보가 각각 다른 내용의 의혹 제기를 주고받았다.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는 더민주 박찬대 후보에 대해 "송도유원지 일대 개발을 맡은 인천도시관광(주)에 박 후보가 감사로 재직한 2008~2014년 사이 송도유원지가 불법 중고차매매단지로 전락했다"며 "감사로서 불법을 알고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 해명하라"고 했다.

더민주 인천시당은 성명을 발표해 "정승연 후보가 보수 성향의 '뉴라이트 교수' 명단에 들어간 것에 대해 공개질의를 했지만, 어떠한 문서로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과거를 은폐하지 말고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고 역공을 펼쳤다.

남동구갑의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와 더민주 박남춘 후보는 서로의 보좌진 관련 의혹으로 맞섰다.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에서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에 대해 세월호 사고 원인과 연관이 있는 우련통운 부회장을 역임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배준영 후보는 "우련통운 주식을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경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경영진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가려 후보가 내놓은 공약의 재원 마련 방안, 조세부담 등 가장 중요한 토론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유권자들이므로, 유권자 스스로 네거티브 공방이 아닌 후보의 정책·공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