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칼라)
김하나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PR(Public Relations)이라는 학문 분야가 있다. 우리말로는 '공중관계'다. 일반적으로 PR을 홍보와 혼동하기도 하고, 혼용하기도 하지만 PR과 홍보는 엄밀히 구별된다. 정확히 말하면 홍보는 원활한 공중관계 형성을 위해 언론을 통해 펼치는 PR 수단의 하나다. PR은 특정 조직이 공중과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조직은 이를 위해 공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친다. 조직은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혹은 개인이 될 수도 있다. 공중(public)은 조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과 공중 간 관계 형성에 따라, 조직의 이미지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공중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공중은 대중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중은 특정 이슈에 직면해 있고, 그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론도 사실은 대중의 의견이 아니라 바로 공중의 의견이다. 그래서 수동적인 대중과는 다르게, 공중은 항상 본인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공중이라는 말보다는 대중이라는 말을 훨씬 흔하게 사용한다. 우리가 공중이 아니라 대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 여야 후보자 공천 문제 등 이번 총선은 어느 선거보다 다양한 정치적 이슈들로 소란스럽다. 이제 우리는 4년 동안 일할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이슈'에 직면해 있다. 즉 우리는 선거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유권자라는 공중인 셈이다.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책·경력·인성·능력 등 후보자의 역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언론이나 선거방송토론회는 물론,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는 후보자 근황이나 소식을 탐색하고 자유의지대로 정치적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내 손으로 지역의 일꾼을 직접 선출하는 능동적 공중이 돼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김하나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