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여야의 '심장부'인 대구와 광주의 경합지역에서 각각 2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부쩍 높아져 막판 판세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가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 수성구의 사전투표율은 14.59%로 2년 전 6·4 지방선거 당시 이 지역의 사전투표율보다 5.18%포인트 뛰었다.
이번의 총선 사전투표의 전국 투표율이 12.2%로 잠정 집계, 지방선거때의 11.5%보다 약간 웃돌았다. 대구 수성 사전 투표율 상승치는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수성갑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수성을은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주호영 후보의 대결 지역이다.
광주에선 북구(16.36%)와 서구(16.40%)의 사전투표율이 2년 전보다 각각 3.17%포인트와 2.78%포인트 높아졌다. 더민주 이형석 후보와 국민의당 최경환 후보가 격돌한 북을, 더민주 송갑석 후보와 국민의당 송기석 후보가 접전하는 서갑 등 '야-야 격전지'가 있는 곳이다.
영남권 지각변동의 중심지인 대구 수성구와 호남권 지각변동의 중심지인 광주 북·서구의 사전투표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은 이들 지역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엠브레인 이병일 상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만큼 관심이 높고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며 "여야의 '텃밭'이나 다름없던 대구와 광주는 그동안 선거의 이슈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이번에는 무소속 돌풍과 야권 분열로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0.13%로 전국 평균(12.19%)에는 못 미치지만, 2014년 지방선거의 대구 지역 사전투표율(8.00%)과 비교하면 2.13%포인트 높다. 광주의 총선 사전투표율은 15.75%로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광주 역시 지난 지방선거 사전투표율(13.28%)에 견줘 2.47%포인트 상승했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민주 정세균 후보가 맞붙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의 사전투표율이 14.17%를 기록, 서울 평균(11.61%)을 웃돈 것은 물론 2년 전보다 1.75%포인트 상승해 두 후보의 대결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산에선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와 더민주 전재수 후보가 경쟁하는 북구(북·강서갑)의 사전투표율이 11.63%로 3.23%포인트 올랐다. 충청권에선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와 더민주를 탈당한 무소속 이해찬 후보가 접전 중인 세종의 사전투표율도 16.85%로 1.73%포인트 상승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대체 효과'를 고려하면 사전투표율 상승이 반드시 전체 투표율을 견인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들 지역에 관심이 집중된다는 사실의 방증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상무는 "사전투표율의 원래 취지는 선거 당일 투표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마음 급한' 유권자들이 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사전투표율만 놓고 여야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