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노인정 찾고 SNS도 공략
선거송 '독도사랑' 개사 귀에 쏙
시민 구한 용감한 이미지 부각
세그웨이 타고 친근·젊음 어필


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남아 있는 모든 힘을 쥐어 짜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선거의 춘추시대 속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선거 방법을 쓰고 있다.

■ 가족 마케팅

= 새누리당 김상민(수원을)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점심 식사를 잔디밭에서 했다. 부인인 김경란(39) 전 아나운서와 함께 성균관대 잔디밭에 앉아 학생들과 짜장면을 먹으며 청년층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기숙사비가 부담된다는 대학생들의 하소연에 "기숙사비 상한제를 입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김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부인과 함께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같은 지역에 출마한 더민주 백혜련 후보의 남편 박완기 전 경기경실련 사무처장도 '백혜련 남편'이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채 직접 명함을 돌리며 아내의 '1등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민주 유은혜(고양병) 후보의 딸 장수임(27)씨는 '나홀로 선거운동'이 눈길을 끈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장씨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잠시 접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마를 위해 뛰고 있다. 소녀티를 벗지 못한 귀엽고 앳된 외모의 그는 지난 주말 혼자 노인정을 돌며 '후보 유은혜'를 알렸다.

새누리당 박종희(수원갑) 후보의 딸 박하영(24)씨는 SNS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 인민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박씨는 지난 8일 박 후보와 함께 사전선거 투표하는 모습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부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우리아빠 박종희 도와주세요'라는 노골적(?)인 피켓을 만들어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등 '효녀'의 이미지를 쌓아가며 화제가 되고 있다.

■ 애국심 자극과 용감한 시민 콘셉트

=고양시정에 출마한 국민의당 길종성 후보는 '독도'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를 16년간 이끌며 독도수호 활동에 앞장섰던 그는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백리~'로 시작하는 국민가요 '독도는 우리땅'의 노랫말을 '일산서구 새일꾼 국민의당 길종성 능력있는 큰인물 3번 길종성'으로 개사, 귀에 쏙 들어오는 선거송을 앞세워 주말 총력전을 펼쳤다.

길 후보의 선거운동에는 특히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정광태(61) 전 국제대 교수가 유세차량에 함께 올라 행인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새누리당 변환봉(성남수정) 후보는 예비후보 시절 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을 홍보하기도 했다.

변 후보는 지난달 21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성남시립병원건축현장 인근에서 시민 강모(57)씨가 쓰러진 것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심폐소생술을 받은 강씨는 곧 기침을 하며 일어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과 함께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 선거 때는 세그웨이를 타라

= 무소속 임태희(성남 분당을) 후보는 세그웨이(전기 모터를 이용해 서서 타는 보드)를 이용해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임 후보는 분당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20대 청년 4명으로 아예 '세그웨이 선거운동팀'을 구성해 유세를 벌이고 있다. 세그웨이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선거전에서 사용되는 모습은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임 후보측의 설명이다.

임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이찬열(수원갑) 후보 역시 본인이 직접 세그웨이를 타고 다니면서 젊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학생 선거운동원들의 제안으로 세그웨이를 타게 됐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설명. 선거캠프에서는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고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홍보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세그웨이는 주로 젊은 층들이 이용하면서 이를 타고 다니는 후보 역시 '젊은 마인드의 소유자'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데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선회·김우성·김성주기자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