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표심얻기 '선심성' 남발
노인·복지 등 특정분야에 편중
광역·기초단체장 공약 겹치기도


4·13 총선 인천 13개 선거구 후보들이 지역 현안과 관련한 입법 공약을 내놓았지만 '동네 공약'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자 44명 가운데 15명은 입법 공약이 한 건도 없거나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다.

■ 입법으로 현안 해결 '약속'

=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는 '강화군 서해평화특구 지정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을 공약했다. 특별법을 통해 강화~영종~서해5도를 평화특구로 지정하고 해외 자본·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김회창 후보는 '해사 채취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만들겠다고 했다. 무분별한 해사 채취를 막는 동시에, 해사 채취가 불가피할 때를 대비해 국가 차원의 보상을 법제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의당 조택상 후보는 '중학교 무상급식 추진 법제화'를 약속했다. 무소속 안상수 후보는 국비 지원을 통해 영종도 주민들의 영종대교·인천대교 통행료를 무료화하겠다고 했다.

서구갑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는 악취배출시설 규제·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악취방지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후보는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실질적인 주민 보상과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 '레미콘·LPG·매립지 등 도심 내 유해시설 이전 및 제한 위한 법제화 추진' '구도심 공영주차장 설치 의무 법안 마련' 등의 입법 공약이 있었다.

■ 10명 중 3.4명은 입법 공약 없거나 부실

= 후보들은 자신의 선거 공보물에 많게는 60건 이상의 공약을 담았지만, 대부분이 개발 사업 등 '동네 공약'에 치중돼 있었다. 후보자 44명 중 15명은 입법 공약이 없거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동네 공약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국회의원 후보 공약인지, 기초단체장 공약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컨대 중동강화옹진 후보 대부분이 제3연륙교 건설 관련 공약을 내놓았는데, 이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강범석 서구청장 공약이기도 하다. 박상은 전 의원도 19대 총선 당시 제3연륙교 조기 건설을 약속했는데, 이제야 기본설계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후보들이 충실한 입법 공약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 입법 공약 상당수는 기초연금 인상,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확대 등 노인·보육·교육·복지·경제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은 입법, 정부 예산안 심의, 국정감사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며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국회의원의 일인지, 광역·기초단체장의 업무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