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2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 이학만(35)이 도주 8일만인 8일 오후 6시55분께 서울 강서구 방화3동 H빌라에서 주민의 신고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 공항지구대는 이날 오후 6시40분께 “경관 살해범이 침입했으며 아기와 내 어머니가 함께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검거되기 직전 빌라 안에 있던 50대 여인 등 2명을 인질로 잡고 저항했으며 검거과정에서 흉기로 자신의 복부와 허벅지를 여러 차례 찌르면서 자해를 시도했다.
이씨는 검거 뒤 자해로 인한 상처를 입고 이대 목동병원으로 바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전 3년동안 방화동에서 포장마차 영업을 했던 적이 있어 이 부근의 지리에 익숙해 은신처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일 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C커피숍에서 서부경찰서 강력반 소속 고(故) 심재호(32) 경위와 이재현(27) 경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자신이 몰던 택시를 타고 달아나 현상금 5천만원이 내걸린 상태에서 공개수배를 받아왔다.
["몇번이나 죽으려고 했다"..이학만 '신세한탄']
8일 검거된 경관살해범 이학만(35)은 이날 오후 2시께 박모(48.여)씨의 빌라에 침입, 4시간여동안 박씨와 대화를 나누며 "범행 후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신세 한탄'을 늘어놓았다.
경찰에 범인을 신고한 박씨의 아들 신모(28)씨에 따르면 이씨는 침입 뒤 박씨에게 "나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성폭행범이 아니다"며 "경찰에 신고한 그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여자가 배신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커피숍에서 경찰과 마주쳤을 때 나도 모르게 칼을 휘둘렀다"며 경관 살해가 우발적인 것을 강조하며 "유가족에게 고통을 줘 미안한 생각에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박씨에게 털어놓았다.
경찰의 추적과 공개수배에 몰려 심리적, 물적으로 안식처를 찾고 있던 이씨에게 "배고플 텐데 국수를 끓여 주겠다"며 음식을 대접하는 등 따뜻한 호의를 베푼 박씨의 침착한 반응에 이씨는 일순간 속내를 열어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씨는 또 자신의 범행 및 경찰의 추적작업이 궁금했던지 박씨에게 "컴퓨터를 쓸 수 없느냐"고 말했고, 박씨는 "작은방에 있는데 써도 된다"고 말하며 사건을 보도한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해 줬다.
박씨는 이씨에게 "자수를 하면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계속 설득을 했지만 경찰이 출동한 것을 뒤늦게 안 이씨는 결국 자해를 하면서 도피생활을 마감했다.
[경찰살해범 이학만 사건 일지]
▲ 2004년 8월1일 = 오후 9시25분께 노고산동 G마트 인근 커피숍에서 이학만(35)
서부서 강력반 심재호 경사와 이재현 순경 흉기로 살해후 도주
▲ 8월2일 = 오전 11께 도주시 이용한 택시 신길6동 주택가에서 발견
휴대전화 위치추적 통해 공범 김모(38)씨 신월동에서 검거
이씨 전국에 공개 수배령
▲ 8월3일 = 이씨 현상금 2천만원, 수배전단 5만부 전국 배포
공범 김씨, 살인방조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오후 4시께 돈암동 모 아파트에서 이씨 주민번호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신고가 접수.경찰이 아파트 포위하고 자정까지 수색 실시
▲ 8월4일 = 이씨 ID 접속, 수배전단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초등학생의 소행
확인
▲ 8월5일 = 공범 김씨, 살인방조 혐의로 구속
▲ 8월6일 = 이씨 현상금 5천만원으로 인상
▲ 8월7일 = 사건 당일 공범 이씨와 함께 술을 마신 일행 신병 확보, 조사
▲ 8일8일 = 오후 6시55분께 방화3동 H빌라에서 모자 2명 인질극끝에 검거.이씨
검거 과정에서 자해 시도, 이대목동병원으로 후송
[이학만 도주에서 검거까지]
경관살해범 이학만(35)씨는 1일 오후 9시25분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C커피숍에서 자신을 검거하러 온 서부경찰서 소속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을 흉기로 찌르고 자신의 택시를 몰고 도주했다.
두 경관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9시30분 마포구 동교동까지 차량으로 추적했지만 놓치고 말았고 이씨의 택시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20여분 뒤인 9시51분 성동구 용답동에서 꺼졌다.
이씨의 택시는 이튿날인 2일 오전 8시55분께 영등포구 신길동 주택가 공터에서 발견됐지만 경찰은 이씨의 지문외에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씨는 차를 버려두고 주변 주택에 침입, 피묻은 바지를 버리고 여성바지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이씨의 사진과 인적사항, 인상착의를 담은 수배전단을 긴급히 제작, 배포하는 등 공개수배에 나섰다.
추적 사흘
경관살해범 이학만 검거
입력 200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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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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