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과 전셋값을 못받았는데 보증금을 내고 나가서 3개월 안에 해결하고 출국하겠다고 보호소측에서는 무조건 안된다고만 합니다”

중국 동포 최모(40)씨는 16일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인권관리실태 조사를 위해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한 민주노동당 노회찬.최순영 의원과의 면담에서 열악한 보호소 생활실태를 일일이 열거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씨는 10년째 불법체류를 하며 5천만원을 모아 전셋집을 마련하고 일부는 빌려줬는데 모두 돌려 받지 못해 출국을 미루다 지난달 24일 단속반에 적발돼 보호소신세를 지게됐다.
 
최씨는 “13∼14개국 외국인노동자들이 한방을 쓰는 바람에 타국인들의 체취에 며칠 잠을 못자고 밥도 못먹었다”며 “운동도 하지 못한 채 20여일 동안 방구석에 처박혀 있다”고 주장했다.
 
우즈베키스탄인 L(33.여)씨는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단속 돼 보호소에 온 뒤에는 진찰 한번 못받았다”며 면담시간 내내 아픈 가슴부위를 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면담에 앞서 의원들과 함께 둘러본 보호소 대기실에는 20∼30평의 좁은 방에 30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TV를 보거나 낮잠을 청하며 출국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도소 처럼 방안에 변기와 세면대가 설치된 보호소의 일부 방에서는 악취가 진동했고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급식은 한끼에 1천200원 짜리로 열악했고 다양한 식단을 짜지 못해 외국인노동자들의 불만이 가득했고 일부 방에서는 한국을 비난하는 낙서가 써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 5월 외국인노동자 23명이 직원 2명을 폭행.감금한 뒤 집단탈주하기도 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월 65만원을 받는 평균 연령 53세의 용역경비원 34명을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법체류 노동자의 고용주들을 찾아도 체불임금 지불 의사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