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오염시켜놓고 이제와서 폐기물을 처리한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광명시 소하동 H주물공장 인근 주민들은 수년 동안 먹을 물을 뜨기 위해 2㎞이상 떨어진 약수터를 찾아야만 했다.

혹시라도 약수물이 떨어진 저녁이면 생수를 사다 밥을 지어야 하는 이곳 주민들.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했던 이곳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수돗물에서 녹과 거품이 나와 식수로 사용할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주민들은 누구에게도 보상 한푼 받지 못한 채 피해만 보고 있다.

30년전 이곳에 들어선 주물 공장은 10여년전 부터 공장내 빈터에 폐주물을 불법 매립하면서 인근 지역 토양은 황폐화 됐고 지하수는 도저히 식수로 사용할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

얼마전 이같은 사실을 안 주민들은 매립된 폐주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줄 것을 공장측에 요구했지만 묵살, 결국 검찰에 고발장을 내기도 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 공장은 지난 5월 문을 닫았지만 불법 매립한 폐주물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피부병과 후천성 천식에 시달려야만 했다.

주민A씨는 “2년전 갓 돌이 지난 아들의 몸에 반점이 생겨 병원을 갔는데 오염된 물로 인한 피부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뒤늦게 알고 보니 오염된 지하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곳 공장 종업원들도 공장내에 설치된 지하수를 사용해 목욕을 하면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가려움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주물공장에서 근무했던 B씨는 “작업에 쓰이는 물에도 쇳물이 섞이고 거품이 나와 일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직원들이 샤워를 하고 집에 갔다오면 다음날 피부병으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 였지만 이유를 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16년간 주물공장 앞에 살고 있는 김모(68)씨도 “수년전부터 물에 냄새가 나고 녹물이 섞여 나와 멀리 떨어진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마시고 있다”며 “소음과 먼지 때문에 몸이 안좋아지는 것 같아 항의해봤지만 언제나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물공장 관계자는 “폐기물 매립은 이미 30년 전의 일이라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주택공사의 일정에 맞춰 폐기물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