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대 총선 결과 전략공천에서 여야의 명암은 극명히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전원 당선되며 전략이 그대로 적중했다. 더민주 인재영입 1호 표창원(용인정) 후보는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를 제치고 여유 있게 당선됐다.

줄곧 우세가 점쳐졌던 표 후보는 선거 막바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여당의 집중 공세를 받아왔지만, 선거 결과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 김병관(성남분당갑) 후보도 당선자 대열에 이름을 올리며 벤처 신화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더민주 조응천(남양주갑) 후보도 새누리당 심장수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다. 앞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는 심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양상을 보여 '낙하산의 한계'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반면 새누리당의 전략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현역 이종훈 의원을 컷오프하고 야심차게 성남분당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금융감독원장 출신의 권혁세 후보는 더민주 김병관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고, '김무성 키즈'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젊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받았던 변환봉(성남수정) 후보와 전 청와대 비서관 허명환(용인을) 후보도 각각 더민주 김태년·김민기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의 전략에 따라 출마 선거구를 변경한 현역 의원들도 줄줄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당의 권유로 수원갑에서 수원을로 선거구를 바꿔 출마한 김상민 후보와 인천 서을에 출마한 5선의 황우여 후보는 결국 배지를 반납하게 됐다.

국민의당이 빠진 후보 단일화는 큰 효과가 없었다. 더민주 인천시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후보 단일화 합의를 통해 남을 선거구는 정의당의 전략 지역으로, 중동강화옹진·연수을·부평을 등 3곳의 선거구는 경선지역으로 정했다.

나머지 9곳의 선거구는 더민주 후보만 출마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남을 선거구에서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김성진 후보가 낙선, 결과적으로 단일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과의 연대 합의가 불발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도 분석된다. 연수을에 단일후보로 나선 더민주 윤종기 후보는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남동구청장을 지낸 정의당 배진교 예비후보가 출마를 포기한 남동을 선거구에서는 더민주 윤관석 후보가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남동을은 인천에서 유일하게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선거구다.

/황성규·박경호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