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의 약진으로 귀결된 가운데 전체적인 투표율 상승 및 영호남의 엇갈린 투표율에서 이같은 결과가 이미 예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6시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천210만398명 가운데 2천443만2천53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투표율 잠정치가 5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 54.2%보다 3.8% 포인트 높은 결과다.
애초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과 정치 불신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높은 투표율이 나온 데는 이번 선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적극적 투표층이 대거 참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표 결과를 놓고 보면 야권 지지층의 결집력이 훨씬 더 높았고 이것이 투표율 상승을 이끈 셈이다.
아직 선관위의 공식적인 연령대별 투표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지 성향이 짙은 50~60대의 투표 의지가 낮아진 반면 야당 선호도가 높은 20~30대의 투표참여 성향이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만19세 이상 유권자 2천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적극 투표 의향층'에서 30대가 72.3%로 가장 높았고 40대(70.3%), 20대(65.1%), 50대(59.0%), 60대 이상(54.7%) 등의 순이었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역별로 보면 야권의 텃밭인 호남권의 투표율이 높고 여권의 안방인 영남이 낮은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서 전남의 투표율이 63.7%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62.9%로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가 54.8%로 가장 낮았고, 다음은 부산이 55.4%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투표율은 공천 파동 등 새누리당의 내홍에 실망한 여당 지지층들이 대거 투표를 포기했지만, 야당 지지층은 위기감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특히 영·호남의 정서가 전국에 퍼진 지역 출신들의 그것과 교감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지역 투표율의 차이는 단순히 지역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또 호남의 높은 투표율은 결과적으로 이 지역에서 방어적 입장인 더민주보다는 호남 맹주를 노리는 국민의당에 더 유리한 징조였던 셈이다.
게다가 총선에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율도 12.2%로 높았던 점도 야당에 유리하게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전투표층은 적극적인 정치 의사 표현층으로 아무래도 야당 성향이 많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