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701001228100069152

최후의 수치심도 끝내
이길 수 없는 것
연약한 진흙 인간의 슬픔

최동호(1948~)

2016041701001228100069151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우리에게 죽음만큼 '무無의 육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는 듯하다. 살아간다는 것보다 죽어간다는 것이 '존재의 본연'에 더 가까워 보이는 것처럼 일상 언어 가운데 죽음만큼 가까우면서도 먼 '슬픔의 언어'가 또 있을까. 죽어감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감내하면서도 삶이 유지되는 것은, 누구나 죽음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압으로 그것을 애써 외면하지만 '최후의 수치심'도 그 시간 앞에서는 '자존감의 두 손'을 가지런히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끝내 이길 수 없는 것'이 죽음이듯 '연약한' 인간 고독과 외로움으로 반죽되어 서서히 양생되어 가는 '진흙'은 생명을 감싸고 있는 '삶의 표피'다. '인간의 슬픔'은 욕망으로 인해 에덴동산의 무한한 시간이 실종되고 죽음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아담의 눈물'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