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 친구와 방문한 부친
"입대전 알바하려다" 허탈
희생자 45명중 41명 봉안
유물·전자방명록 등 갖춰
실외 추모탑 세워 넋 위로
"저기 보이는 게 우리 아들…, 내 아들 마지막 모습이에요…."
세월호 사고 2주기를 맞은 지난 16일, 인천 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서 만난 방기삼(51)씨는 추모관에 전시된 세월호 내부 CCTV 복원 영상 중 하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배 안에서 배식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들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다.
2년 전, 아들 고(故)방현수(당시 20세)씨는 초등학교 동창 단짝 친구 3명과 함께 선상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세월호에 올라탔다. 친구들의 군입대 전 용돈도 벌 겸 마지막 추억을 쌓기 위해 내린 아주 평범한 결정이었다.
배 안에서 이들은 함께 갑판을 정리하거나 수학여행 온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배식을 책임졌다. 밤에는 불꽃놀이도 구경했다. 그러나 갑자기 배가 기울어졌고, 거짓말처럼 친구 4명의 운명은 엇갈렸다.
두 명은 구조됐고, 두 명은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미처 구조되지 못했던 현수 씨의 아버지는 당시 생존한 아들 친구 한 명과 함께 이날 추모관을 찾았다.
"(생존한) 이 친구는 이미 군 복무를 마치고 왔답니다.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입대 날짜가 나온 상태라 사고 한달 만에 군복무를 해야 했던 아이들이 맘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요. 우리 아들은 여기 그대로 있어서…, 제가 거의 매일 같이 와서 보고, 또 보고 있어요." 방 씨는 슬픔마저 초월한 듯 애써 웃으며 말했다.
세월호 사고 2주기를 맞아 인천 가족공원 내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연면적 504㎡·지상 2층 규모)' 내부는 희생자들의 사진과 유물·봉안함이 놓인 안치단, 희생·실종자들의 사진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제례실 등으로 꾸렸다.
사고직전 세월호 복도·식당·갑판 등 내부 CCTV를 복원한 영상과 당시 언론보도 기록물, 희생자들의 옷·로션·사인펜 등 유물들도 볼 수 있으며 한 편에는 전자 방명록, 추모 나무를 설치했다. 안치단 가운데에 있는 헌화단 위 천장은 하늘 모양으로 꾸미고 밖에는 추모탑을 세워 희생자의 넋을 기릴 수 있게 했다.
이곳 추모관에는 전체 희생자 304명(사망자 295명, 실종자 9명) 가운데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5명 중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됐다.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일반인 실종자 3명과 안산 단원고 학생과 함께 안치된 고인 한 명은 영정과 위패만 놓인 상태다.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원회 대변인 정명교 씨는 "어렵게 일반인 추모관이 따로 개관한 만큼 세월호 참사 후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