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구마모토(熊本) 지진 피해가 엄청나다. 어제 오후 2시 현재 사망 41명, 부상 2천여 명에다 구마모토와 오이타(大分) 주민 19만명이 피난했고 건물 붕괴 1천700여 동, 정전 7만6천호, 도로와 교량 붕괴, 열차도 탈선했고 공항도 폐쇄됐다. 게다가 문화재인 구마모토성(城) 훼손, 아소진쟈(阿蘇神社) 로몬(樓門)이 붕괴됐고 우토(宇土)시 청사도 도괴됐다. 이번 구마모토 강진은 참으로 이례적이다. 지진이란 통상 약한 전진(前震)에 이어 강력한 본진(本震)이 뒤따르고 이어 약한 여진(餘塵)이 여러 번 잇따르지만 이번 지진은 달랐다. 14일엔 규모 6.8이었던 게 16일엔 거꾸로 7.3으로 강해졌고 하루 수십 차례 여진이 계속된 것이다. 일본은 이른바 '불의 고리'라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나라들 중에서도 지각 판구조가 가장 복잡해 4개의 판이 맞물려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일본열도에서 미진(微震)조차 전혀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을 정도다.
구마모토는 지진뿐 아니라 아소(阿蘇)산 분화(噴火)까지 발생했고 어제부터 강풍과 호우까지 몰아쳤다. 엎친 데 덮치고 덮친 격이다. 16일 아사히(朝日)신문 기사가 가슴을 때린다. 구마모토 미나미아소무라(南阿蘇村)의 토카이(東海)대학 3학년 와시즈(鷲頭朋之)군은 16일 새벽 학교 아파트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침대가 몹시 흔들리면서 전기가 나갔고 아파트가 무너졌다. 와시즈 군이 의식을 찾았을 때는 무너진 건물에 깔려 움쭉달싹 할 수 없었다. '이제 죽었다' 싶었고 손에 닿는 거라고는 휴대폰밖에 없었다. 와시즈 군은 부모와 형에게 유서문자를 보냈다. '이제까지 고마웠다'고. 그런데 와시즈 군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고 학생 10명 중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무성은 15일 일본에 '어떤 지원도 할 용의가 있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도 16일 사망자 애도와 가족 위로담화를 발표했다. 대만의 차기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도 위로성명을 냈고…. 하지만 지진여파가 부산까지 미쳤다는 한국은 '교민안전 대책 운운'뿐이었다. 일의대수(一衣帶水) 이웃 우방국으로서, 인도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구마모토의 빠른 안전회복과 복구를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