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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기보다도 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싫어하기를 사갈시(蛇蝎視)한다'는 말도 있다. 뱀과 전갈이 사갈이다. 바퀴벌레나 모기, 거머리는 어떤가. 그런데 이들 벌레나 동물보다도 국회가 더 싫다고 비유한 게 있다면 그게 뭘까? 개 배설물이다.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 미국 의회를 가리켜 개 배설물보다도 더 싫다고 했다. 미 연방정부 잠정예산안이 의회의 브레이크로 통과가 안돼 2013년 10월 1일 정부가 셧다운(휴업) 사태에 빠지자 여론조사기관 PPP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 놀랍게도 'piles(치질)보다도 싫다'가 53%, 'dog dung(개똥)보다도 싫다'가 47%, 'black beetle(바퀴벌레)보다도 싫다'가 44%였다. 그럼 대한민국 국회의원 혐오증은 어느 정도일까. 사상 최악의 국회(19대)로 20대 국회는 100% 물갈이→물고기 갈이를 바랐지만 44%에 그쳤고 그 얼굴에 그 얼굴들이 선거 끝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당권 주도권 싸움에다 차기대선 주자 경쟁까지 목불인견이다.

하긴 그 어느 집단이든 '일동 뒤로 돌아 앞으로!'식 전원 교체는 불가하다. 삼림(森林)도 간벌이 필요하지 전체 토벌(討伐)은 있을 수 없고 도시도 최신 빌딩과 고색창연한 문화재 건조물은 공존한다. 인간 집단도 참신과 노련의 조화가 필수다. 스트롬 서몬드(Thurmond) 미국 상원의원은 필리버스터(議事방해) 연설 세계기록(24시간 18분) 보유자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미 의회 사상 100세 최고령 현직의원이었고 101세에 자퇴했는가 하면 그로부터 5개월 후인 2003년 6월 하늘로 갔다. 로버트 버드(Byrd) 상원의원도 92세(2009년)까지 휠체어로 등원했고 일본에서도 무려 20선의 93세 하라 겐사부로(原健三郞) 의원이 자퇴한 건 2000년 5월이었다. 18선의 사쿠라우치 요시오(櫻內義雄)의원도 2003년 10월 91세로 은퇴했다. 대한민국!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차기 대선 인재도 문제다. 잠룡(潛龍) 이무기는커녕 드렁허리(민물고기)와 무자치(구렁이), 기껏해야 머드러기(大魚)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 인물들이 나선다는 거 아닌가. 나라를 다스릴만한 인물인 '국기(國器)'를 넘어 천하를 경륜, 다스릴 수 있는 재주(經天緯地之才)의 인물은 이 땅에 나올 수 없는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