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산상곡동 사고 다리-1

상산곡동 교량서 학생중상
학교측 안전불감증 항의에
"법정도로 아냐" 책임회피
"소잃고 외양간 고쳐" 공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냐?' vs '법정도로가 아니라 관리 책임은 없다.'

저녁 시간에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던 초등학생이 교량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하남시가 뒤늦게 난간을 설치하는 등 뒷북(?) 행정으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8시30분께 하남시 상산곡동 효덕요양원 입구 다리에서 초등학생 이모(11)군이 떨어져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이 군의 아버지가 발견, 119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 아이가 혼자 집에 오겠다고 해서 마중을 나가지 않았는데 도착 예상시간 30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아 직접 찾으러 나갔다"며 "다리 밑에서 신음소리가 들려 내려다봤더니 우리 아이가 쓰러져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진

발견 당시 이군은 특별한 외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의식과 호흡, 맥박이 낮은 상태였다. 결국 이군은 2차례 뇌수술을 받고 사흘간 사경을 헤맸으며 20일 현재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의 아버지는 사고 후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사고 추정 시간에는 차량이나 사람의 이동이 없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이군의 학교 측에서는 사고가 난 지점 다리에 난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지자체에 안전관리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최소한 다리에 난간이 있었더라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에 항의했더니 시가 관리하지 않는 (비법정)도로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더니 일단 이번 주까지 사고가 난 지점에 난간을 설치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밖에 더 되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비법정 교량에 대한 실태를 파악 중"이라며 "현재까지 100여 곳에 달하며 조사를 마치면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점진적으로 난간 설치 등 안전 설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남/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