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넷째 주말 첫날인 23일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전국이 온통 뿌연 날씨를 보이며 주요 관광지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낮 12시 현재 전국 대부분의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20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속도로와 국도 등 전국 주요 도로는 불어난 차량으로 혼잡을 겪었으며, 전국 주요 명산과 축제장 등에도 봄을 즐기려는 등산객과 나들이객이 몰렸다.

상당수 나들이객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의식해 마스크 차림으로 외출에 나섰다.

◇ 종일 뿌연 날씨…평소보다 나들이객 줄어 = 포근한 날씨에도 대기상태가 나빠 외출을 자제하며 주요 관광지는 평소 주말보다 나들이객이 다소 감소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주로 찾는 대전 오월드, 엑스포시민광장 등에는 다른 주말보다 발길이 뜸했다.

대전 오월드 관계자는 "황사 영향으로 지난주보다 관람객이 20% 정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가지산, 신불산 등 1천m 고산이 이어진 울산의 대표 관광지 '영남알프스'에는 등산객들로 북적이던 평소 휴일 모습과는 달리 다소 한산했다.

축제장에는 마스크를 한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태안 세계튤립축제가 열리는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네이처월드에는 일부 관광객이 마스크를 쓴 채 300품종, 150만 그루의 튤립을 감상했다

신라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경주 황성공원 등에는 마스크 차림을 한 나들이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평소 가족·연인 단위 나들이객이 많이 찾던 울산대공원과 태화강 대공원 등 도심 공원은 마스크를 쓴 몇몇 시민을 제외하고는 발길이 뚝 끊겼다.

청주와 충주 등 도심 상가 밀집지역도 안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

광주 무등산국립공원과 순천만 정원 등 전국의 주요 행락지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 '그래도 봄기운 만끽하자'…명산·축제장 찾기도 = 대기 상태는 나쁘지만 포근한 날씨 속에 봄꽃을 감상하며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은 전국 명산을 찾았다.

오후 1시 현재 설악산 국립공원과 오대산 국립공원에는 각각 9천여 명, 1천800여 명이 찾아 산을 올랐다.

속리산과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5천여명의 등산객이 몰려 산행해 나섰으며 인천 강화 마니산에는 2천여 명의 등산객이 찾아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했다.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축제장과 유원지에도 많은 시민이 찾았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는 8천여명의 행락객이 입장했다.

청남대에는 '향긋한 꽃내음과 아름다운 선율의 앙상블'이라는 주제의 봄꽃 축제인 영춘제가 열려 나들이객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구경했다.

강릉에서도 '제16회 복사꽃 축제'와 '제12회 개두릅 잔치' 축제가 열려 나들이객들이 흐드러지게 핀 분홍빛 복사꽃과 향기로운 봄기운을 만끽했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오후 1시 기준 2만3천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으로 긴장이 고조된 접경지역은 황사와 미세먼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경기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도라산전망대와 제3땅굴 등을 둘러보는 안보관광객은 오전 9시 관광이 시작된지 1시간만에 1천명에 육박, 하루 3천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도로는 오전부터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기흥휴게소→오산나들목, 북천안나들목→천안분기점 등 24.6㎞ 구간에서 정체를 빚었으며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화성휴게소→행담도휴게소 24.7㎞ 구간에서도 차량이 시속 40㎞ 이하 거북이 걸음을 했다.

영동고속도로는 오후 들어 강릉방면 원주∼새말 구간과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방면 화도∼서종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자정까지 모두 44만 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