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401001769200096541

안정성 위주 구직에 치중
공무원 시험 최고 경쟁률
지역기업 중도 퇴사 빈번
지원금 노려 얌체 지원도


인천지역 공공기관 청년취업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지역 중소기업들은 "합격시켰는데도 출근을 안 한다"며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들이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의 구직활동에만 치우친 나머지 취업시장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인하대를 졸업한 A 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로 몇 개월간 만나지 못한 가족들과 인천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만 간단하게 한 뒤 곧바로 서울의 노량진 학원가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아무래도 안정적이라는 측면이 공직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며 "전반적으로 취업난이 심해 주변에서도 공무원 시험 준비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어 "취업 후에도 직장 다니기가 일반 회사보다 시간이 여유롭다고 들었다"며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며 퇴직하고 공부를 하는 경우도 (학원가에서) 자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마무리된 인천시 제2회 지방공무원임용시험엔 8천740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7천370명이 응시했던 지난해보다 1천37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2명을 뽑는 운전 9급(남구) 부문엔 251명이나 지원해 125.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인천시 출연기관 인천문화재단의 채용과정에서도 말단 직원 1명 채용에 230명이 몰렸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말단 직원 모집에 박사에 유학파까지 몰렸다"며 "연봉 수준이 시 출자·출연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인데, 이렇게 몰리는 건 취업난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회 현실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역 중소 업체들의 구인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이 6개월을 채 다니지 않고 그만두는 건 일쑤고, 합격했다는 사실을 알렸는데 그 뒤로는 출근하지 않고 연락을 끊는 젊은이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중소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지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는 "나만 그런가 했더니 다른 개인 법무사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스러웠다"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정부로부터 구직활동을 인정받아 지원금을 받기위해 지원서만 내고 출근은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해 기가 찼다"고 했다.

그는 "청년 취업난이라고 하는데, 중소업체들은 사람을 못 구해 난리"라며 "청년들이 지나치게 안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