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육감 제시한 '4·16사업'
누리과정 100% 국비지원 등
남지사 동의 힘든 부분 다수
상호 지원 협약식마저 무산

"세월호 앞세워 이견 사안
남지사 끌어들이려는 속셈"
도의회 새누리 의총 '회의적'
도교육청 "도·의회 함께해야"

학교용지분담금 문제를 11년 만에 풀어내며 청신호가 켜졌던 경기도·도교육청의 '교육연정'(경인일보 4월22일자 22면 보도)이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을 위한 '4·16 교육원'(가칭) 건립 문제로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4·16 교육원 조성이 지난 19일 이재정 도교육감이 제안한 '4·16 교육사업'과 맞닿아있다는 이유에서인데, 이 사업 내엔 누리과정 국비 100% 지원 등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도지사가 쉽사리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상당수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도와 도교육청,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단원고 '기억교실' 내 세월호 사고 피해 학생들의 유품을 보전하기 위한 '4·16 교육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단원고와 멀지 않은 곳에 모두 90억원을 들여 오는 2018년 9월까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도에 건립비 절반에 해당하는 45억원을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원 조성은 이 교육감이 지난 19일 제시한 '4·16 교육사업'과 맞물려 추진되는데, 여기엔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교육감 선거권 만 16세 하향 조정·누리과정 예산 편성 주체 정부로 규정 등 여야 간 의견 차가 큰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앞서 지난 15일 도교육청과 안산시, 안산시교육지원청, 단원고,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교육원 조성 및 '4·16 교육사업'에 상호 지원·협력할 것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개최하려 했지만 남경필 도지사가 불참해 무산됐다.

"교육청에서 요청한 예산을 지원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지만 도의회 새누리당의 반대 등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교육원 조성과 '4·16 교육사업'에 남 지사가 참여하는 부분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거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쉽게 말해 여당 도지사가 누리과정 국비 100% 지원에 동의하는 셈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세월호를 앞세워 여야 간 의견 차가 있는 사안에 남 지사를 끌어들이려는 속셈"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도교육청의 4·16 교육원 조성 계획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히 유품만 보전하는 추모 공간이 아닌, 안전 교육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교육청 계획인데, 새누리당에선 "교육청 산하 다른 교육원도 많은데 왜 굳이 이 곳에서 학생 연수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90억원씩이나 들여야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명칭 역시 새누리당의 지적 등에 따라 '4·16 민주시민교육원'에서 '4·16 교육원'으로 한 차례 바꾼 상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측은 4·16 교육사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더라도 '기억교실' 이전을 비롯한 세월호 문제에는 도·도의회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지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도와 도교육청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협약 참여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특히 단원고와 유가족 등이 수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이뤄낸 사회적 합의를 교육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강기정·조윤영·전시언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