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는 하루 1잔으로 제한해야
고혈압·당뇨 환자 디카페인으로


송상욱교수님_1
송상욱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기호식품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가 국민 3천여명을 설문 조사해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64세 남녀의 주당 커피 섭취 빈도는 11.99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주식인 쌀밥(6.52회), 잡곡밥(8.93회)의 섭취빈도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하지만 늘 커피를 마시면서도 하루 몇 잔 정도까지가 괜찮은 것인지,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루에 마시는 커피는 어느 정도의 양까지 안전한 것인지 연구결과를 통해 살펴보자.

커피를 많이 마셔 떨림, 불면 또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편함을 느낀다면 분명히 이는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여섯 잔까지 마셔도 부정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커피 소비는 제2형 당뇨병, 파킨슨 병, 간암, 간경변증을 막아주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다소 낮춰주기까지 했다. 커피가 건강음료의 하나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임신한 여성의 경우 커피 섭취는 하루 한 잔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과다섭취가 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카페인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도달할 수 있고, 카페인은 태아에게 매우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던 사람이 카페인을 섭취하기 시작하면 혈압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고혈압과 관련된 연구에서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는 것과 고혈압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별다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지만 고혈압 환자 중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는 카페인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당뇨병의 경우엔 결과가 다소 역설적이다. 커피 소비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여준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연구결과에서는 커피가 기대한 것보다 인슐린 민감성을 떨어뜨리고 혈당은 더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카페인 커피에서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커피를 끊는 것보다 카페인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로 전환하는 것이 당뇨병에 더 낫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다수의 연구결과가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대다수의 연구에서 사용된 커피는 당분이 많이 함유된 믹스커피가 아니라 블랙 혹은 극소량의 우유나 설탕만을 첨가한 '쓴 커피'라는 것이다.

당분이 많이 들어간 커피를 몸에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다량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송상욱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