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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북한 리수용 외무상을 평소 흠모하고 존경했었나? 22일(현지시각) 유엔본부에서 둘이 악수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수용은 한 손만을 내밀었는데 반기문은 두 손으로 맞잡고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냅다 흔들어대는 게 꼭 상사와 부하 같지 않은가. 중국과 일본 신문엔 리수용이 '물가 수(洙)'자에다 '보루 용(墉)'자였다. 성벽, 보루라는 뜻의 글자가 墉이다. 그러니까 '물가에 성벽(배수진)을 쌓는다'는 꽤는 유식한 체 지은 이름이다. 한글 표기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李' 성씨도 한국에선 두음법칙으로 '이'로 표기하지만 중국 한자 발음은 '리'다. 어쨌든 리수용의 ×배짱은 대단하다. 그는 21일 유엔연설에서 "핵에는 핵이다. 우리의 최후 선택지는 핵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핵 포기가 아니라 핵실험 중단이다.

민생이야 도탄에 빠져 있든 무기개발에만 미쳐 있는 선군정치 병영(兵營)국가의 끝, 그 대단원의 막은 언제일까. 그런데 '무수단'이 무슨 뜻인가. 중국 언론은 '舞水端'으로 표기했다. 위험하게시리 '물가에서 추는 춤'인가. 북한은 지난 15일 그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실패하자 이번엔 한사코 몰두했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 SLBM(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발사에 성공, 3~4년 안에 실전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깊은 수심에서의 수직 발사와 물 밖의 공중 점화, 이른바 콜드 론칭(cold launching) 기술이 매우 어려워 미·영·러·중 등 6개국만이 보유한 기술이라는 거 아닌가. 그런 SLBM을 후방 해저에서 쏘면 사드(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 무용지물이라는 거다.

중국에선 '潛射導彈(잠사도탄)'이라고 부르는 SLBM 발사 성공으로 김정은은 '남조선과 미국의 뒤통수에 비수를 꽂았다'고 했다. 23일 중국 CC(중앙)TV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했다(朝第五次核試臨近)'고 보도했지만 북한 제재는 유엔보다 중국에 달려 있다. '담판만이 유일한 평화의 길(談判是和平的唯一出路)'이라는 등 아직도 북한을 감싸고 편드는 듯한 태도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