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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언제까지 욕 먹나" 토로
정성호 기획팀장, 힘든나날 보내


4·13 총선이 10여일 이상 지났지만, 새누리당 당직자들의 총선 트라우마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연일 지도부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중앙당의 한 사무처 팀장급 인사가 예상치 않은 총선 패배로 눈물의 삭발을 한 사례가 26일 알려졌다.

연일 지도부 문책론에 시달리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언제까지 욕을 먹어야 하나'라며 당 지도부 일정을 하루하루 소화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로 지난 14일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가장 먼저 사의를 표했으나, 김무성 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공'을 넘기는 바람에 이젠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을 맞았다.

자신마저 당무를 보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상 당 자체가 운영될 수 없는 데다 누군가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젠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다는 전언이다. 연일 당 지도부 공백사태, 문책론, 간신배 소리까지 들으면서 '악역'을 맡다 보니, 하루하루가 지겨울 뿐일 터.

그런 이유로 지난 휴일 부인과 함께 평택시를 벗어나 이천시의 한 대중목욕탕을 찾았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는 바람에 수건을 둘러쓰고 사우나실에 앉아 있어야 했다.

다행히 그는 "알아보는 사람들이 '마무리 잘하라'는 용기를 주어 힘이 생겼다"며 "끝까지 마무리 잘 하겠다"는 소신을 경인일보에 밝혔다.

중앙당 사무처 공채 7기인 정성호 기획조정국 기획팀장은 예상치 않은 총선 패배로 스스로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했다.

활달하고 대담한 성격을 가진 그는 그 후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당의 공천과 총선 기획을 맡은 그는 지난 14일 새벽 개표에서 과반이 붕괴되고 원내 1당마저 내 주는 결과가 나오자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참지 못하고 머리를 잘랐다고 한다.

당 생활 16년만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패배는 처음이라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선거 판세를 너무 안일하게 본 게 패착이었고, 그래서 더 부끄럽고 자책감을 가졌다고 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대회에서 만난 그는 삭발 후 잘 정리되지 않은 고슴도치 머리 모양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이채롭게 보였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