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성인병의 원인인 '당(糖)'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어른 뿐 아니라 어린이 음료에도 지나치게 많은 당이 들어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릴 때부터 단맛에 길들여진 경우, 커서 더 많은 당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어린이음료에 대한 식품업계의 자발적 당 저감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27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17개 업체, 40가지 어린이 음료의 성분표를 분석한 결과, 한 병(또는 종이팩)당 평균 당 함량은 12.7g으로 집계됐다.

3g짜리 각설탕 4개, 초코파이 한 개의 당(12g)보다 많은 양으로 아이가 한 병만 마셔도 하루 섭취 권고량(35g)의 36%를 한꺼번에 채우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 등에 첨가된 당류 하루 섭취량을 '1일 총열량의 10% 이내' 수준으로 권하고 있다. 보건 당국이 권장하는 만 3~5세 하루 섭취 열량이 1천400㎉이므로, 이 연령대 아이들의 1일 당류 섭취량은 35g(35g×4㎉=140㎉)을 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같은 100㎖당 당 함량을 따져보니, 40개 가운데 8개 제품이 '단 음료의 대명사'인 콜라(100㎖당 당 11g)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많았다.

100㎖ 기준으로 '자연원 키즈망고(웰팜)'에는 당류가 22g이나 들어있고, '쿠우젤리 복숭아·포도(코카콜라)와 '쥬시스착즙사과쥬스(AIO인터내셔널)'의 당 함량도 각각 12.3g, 11.5g로 콜라를 웃돌았다.

이 밖에 ▲ 도라에몽 우리아이홍삼 포도맛(남양유업) 11g ▲ 아이키커 오렌지(한국인삼공사) 11g ▲ 하루야채 타요(한국야쿠르트) 11g ▲ 도라에몽 우리아이홍삼 오렌지맛(남양유업) 10g ▲ 아이키커 사과(한국인삼공사) 10g ▲ 하루야채 뽀로로(한국야쿠루트) 10g ▲ 변신자동차 또봇 사과(혜성음료) 9.5g ▲ 착한홍삼 키즈엔 사과(건강마을 농협홍삼) 9g 등도 콜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대로 '웰키즈 포도·감귤망고·블루베리(CJ헬스케어)'의 100㎖당 당 함량은 5g에 불과했고 '사과에몽·밀키에몽(남양유업·5.8g), '뽀로로 사과맛·블루베리맛·딸기맛(팔도·6g)', '라바 오렌지 망고·딸기 복숭아(이롬·6g) 등도 비교적 당이 적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조사 결과 '몸에 좋은 무색소, 무첨가' 등을 강조하고 '홍삼, 유산균 등 영양이 풍부하다'고 광고한 음료들에도 천연당뿐 아니라 많은 양의 설탕이 첨가돼 아이들이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 등의 위험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식약처 통계 등에 따르면 3~5세 어린이의 당류 섭취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특히 음료를 통한 당 섭취 비율이 2007년 14.6%에서 2013년 19.3%로 뛰는 등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며 "정부는 어린이 식품의 당 저감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규제에 앞서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아동 식품의 당을 줄여 나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