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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의 무기는 세 가지다. 첫째, 1천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탑재한 하드웨어의 계산력. 둘째, 머신 러닝 알고리즘과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 알고리즘을 조합하여 만든 소프트웨어의 학습력과 문제해결력. 셋째, 기존 바둑기사들의 수 많은 대국을 지식베이스(KnowledgeBase)로 만들어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 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지식력이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가진 세 가지 능력을 인간 이세돌이 따라 갈 수 없다는 점과 알파고는 인간의 수를 학습해 알고 있는데 인간 이세돌은 알파고의 전술·전략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는 비대칭 정보 환경 때문에 인간 이세돌이 승리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이번 대결이 주는 시사점은 급속히 발전되는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과 기존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여 알파고를 만들어낸 딥마인드 CEO 허사비스의 혁신제품 선점력, 이를 가능케 한 구글의 막대한 자금력 및 연구개발 환경이다. 이는 기존 무선 휴대폰기술과 인터넷통신기술, 그리고 새로운 앱스토어 플랫폼 전략을 융합하여 아이폰을 만들어 낸 애플 스티브잡스의 혁신성을 다시 보는 듯하다.

인공지능 구현의 원조인 IBM은 1997년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었고, 2011년에는 '제퍼디' 퀴즈쇼에서 역대 챔피언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IBM은 금융·유통·의료·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으로 비즈니스 범위를 넓혀가면서 구글, 페이스북 등과 인공지능 기술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올 초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핵심 이슈인 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봇, 3D 프린팅 등이고 이들의 성공 기반은 소프트웨어(SW) 기술이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도 언제 주저앉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크다.

현재 세계 1~10위 기업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SW 업체가 다수 올라 있다. SW 개발의 도구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는 이제 자동차, 항공, 의료, 지식 서비스 등의 개발 공통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경제 환경(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SW 산업과 SW 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이러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발전 기여도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재 초·중·고 과정에서 배우는 국어, 수학, 과학 등의 과목에 비해 SW 교육의 중요성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새로운 경제 환경에 도달해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실용적 측면에서 초·중·고 과정과 대학 입시 등에서 SW 과목을 보다 중요시할 필요성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의 혁신기술 선점과 중국의 제조 기술 추격 등 새로운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수출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반도체, 스마트 폰 등 하드웨어 위주의 IT 산업은 성공적이었으나 그에 비해 SW 산업의 수출 기여도는 아직 미미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정보처리 기술력을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 분야에 적절히 접목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계기로 우리나라 SW 산업이 일취월장 발전하길 기대한다.

/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