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한 중학교에서 장애학생과 고아학생 2명을 같은 반 학생들이 상습적으로 괴롭히고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몇몇 학생은 뜨거운 철사 등으로 이들의 얼굴에 화상을 입히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22일 여주 모 중학교와 피해 학생 가족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 학교 2학년 한 학급에서 철사를 엮어 조형물을 만드는 미술수업을 마친 뒤 일부 학생들이 철사로 같은 반 A군과 B군의 얼굴에 화상을 입혔다. 가해 학생들은 1~2㎜ 두께의 철사를 책상 등에 마찰시켜 뜨겁게 달군 뒤 A군과 B군의 얼굴에 문질러 A군은 7~8곳, B군은 1곳 등 얼굴에 각각 길이 2~3㎝, 너비 5㎜ 가량의 화상을 입었다.

A군과 B군은 서로 '짝꿍' 사이로 A군은 초등학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손에 의수를 착용하고 있고, B군은 부모는 물론 친척조차 없는 '고아'로 여주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A군의 아버지(42)는 “이전 학교에서는 활달하고 학교가기를 좋아했었다”며 “몸이 불편하고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아 가슴이 아픈데 억장이 무너질 지경이다”고 말했다.

B군이 사는 사회복지시설측도 “아이가 개구쟁이라서 놀다가 다친 줄 알았는데 뒤늦게 데인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아이가 겁을 먹어서인지 전혀 얘기를 안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복지시설측은 특히 “두 학생의 얼굴이나 몸에 시퍼런 멍을 자주 발견했다”며 “괴롭힘과 폭행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전학온뒤 학교에 다녀온 A군의 의수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찢겨진 것이 발견되기도 했고, 여름방학 이후부터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A군의 부모는 전학 준비를 하고 있고 가해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교장은 “조사결과 미술시간에 사용한 철사를 갖고 일부 학생이 그런 것으로 밝혀졌다”며 “잘못이 확인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징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