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요지로 석유매장량은 세계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인구가 8천만 명으로 전 인구의 30세 미만이 70%라 고급노동력도 풍부하다. 2014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은 4천14억 달러로 중동에서 제2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경제사회문화발전을 위하여 '20년 계획(2005~2025)'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8개 분야 즉 경제, ICT, 대외정책, 사회, 보안 및 방어, 법률, 문화, 과학기술 및 혁신 분야에 우선권을 두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가스와 정유 플랜트 발주, 원유수출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항공 및 해운 교역량 증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그간 우회무역을 활용해왔으며 대이란 수출은 작년에 25개 중동국가 중 이란은 29억 달러에 불과하였다. 이란 정부는 2020년까지 경제재건을 위하여 21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제적 진출은 기업이나 정부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하여 리스크도 줄이면서 장·단기적인 우호관계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중동의 종교적 입장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란은 이슬람의 양대 종파중 하나인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그 나머지로 이슬람교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순니 파의 이슬람국가들과의 관계도 금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균형있는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너무 한 쪽에 치중하지 않도록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둘째, 이란과의 문화적 교류도 한층 심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그간 너무 경제교류에만 함몰되어 왔다. 경제교류는 마치 밀물이나 썰물과 같다. 그간 필자가 만났던 이란 인사들은 이란 고전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정치, 경제교류를 넘어 선 문화교류를 통하여 진정한 동반자적 관계정립과 그리고 이란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셋째, 이란의 지역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이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우리의 단점은 미리 전문가를 양성해 놓지 않고 항상 뒷북을 치는 양상이었다. 현재 이란 전문가는 국내에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일본이나 서구를 보면 연구 인력이 엄청나게 많다. 이란 법을 전공한 학자가 한 명도 없으니 앞으로 교류관계가 많아져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고스란히 외국 로펌회사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주요국가에 대한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우선 순위를두어야 한다.
넷째, 이란진출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란 진출은 분명히 플러스요인이 많다. 그러나 이란은 오랜 경제봉쇄조치로 금융제도, 물류, 인프라의 수준이 미비하기에 이로 인한 리스크가 우리 기업들에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하여 우회적인 방법으로 아랍에미리트를 통하여 순차적 접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간 이란은 아랍에미리트를 통하여 기본적인 생필품이나 자재구입과 대금결재방법을 이용해왔다.
/김종도 명지대 교수·한국중동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