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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북한 웹 사이트(web site)가 '우리민족끼리'다. 그들은 지난달 8일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탈북, 한국에 오자 (은 30냥에 예수를 팔아먹은) '21세기의 유다'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29일엔 북한 탈북자 전체를 가리켜 '인간쓰레기'라고 매도했다. 전 세계에 흩어진 탈북자 100여 명이 그 날 서울에서 결속을 다짐하는 집회를 갖자 '미국과 박근혜 일당이 추악한 인간쓰레기를 모두 동원했다'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탈북자들이 인간쓰레기라면 그럼 북한 '김정은 교(敎)' 신도 집단은 뭔가. 모두 엘리트 천재들인가. 통일부 집계의 한국 거주 탈북자는 약 2만9천명, 제3국에 3천명이다. 통일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북한인권백서'엔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갖은 박해와 추방, 인신매매 등 인권침해 사항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고 했다. '우리민족끼리'가 쓰레기 지칭 대상을 착각한 건 아닐까.

그런데 일본 신문은 그 '인간쓰레기 탈북자'의 '쓰레기'를 '쿠즈(くず)'라고 했다. '쿠즈'란 쓰레기는 쓰레기로되 음식물쓰레기나 일반 허접 쓰레기가 아니라 배설물 쓰레기, 오물을 뜻한다. 탈북자들이 그걸 알면 까무러칠 거다. '우리민족끼리'의 일본 신문 표기인 '와가민조쿠도시(わが民族同士)'도 웃긴다. '同士'라는 표기가 웃긴다는 거다. '同士'란 '같은 선비'라는 뜻이 아니라 한자 뜻과는 상관없는 '…끼리'라는 뜻일 뿐이다. 일본어엔 이른바 '아테지(あてじ)'라고 해서 한자 뜻과는 상관없이 일본어 발음에 맞춰 찍어다 씌운 말(取音語)이 전체 일본어의 70%도 넘는다. 예컨대 '大丈夫'는 대장부가 아니라 '괜찮다'는 뜻이고 '泥棒(이봉)'은 진흙 몽둥이가 아닌 도둑놈, '靑大將'은 푸른 옷 입은 의병대장이 아닌 구렁이다.

어쨌거나 통일돼도 걱정이다. 왜? '인간쓰레기 탈북자' 소리야 쑥 들어가겠지만 통일부, 통일연구원, 통일동산, (대학)북한학과 등 그 많은 통일관련 실업자를 어쩔 것이며 서울 중구~종로구~서대문구~은평구~경기도 고양시~파주시까지 장장 47㎞ 120리에 걸친 요절복통할 도로명인 '통일로'는 또 어쩔 텐가. 뭣보다 북한 '우리민족끼리'의 김부터 확 빠질 거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